머스크, 테슬라 소송 걸린 주 대법관 선거서 보수 후보 지원

홍영재 기자 2025. 3. 23.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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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와 머스크

작년 미국 대선 때 엄청난 선거자금을 기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특수직 공무원 신분인 그가 자기 기업의 이해관계가 걸린 선거에 개입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4월 1일 예정된 위스콘신주의 대법관 선거에서 브래드 시멀 판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멀 판사가 대법관에 당선되면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4대 3 보수 우위로 재편됩니다.

보수 진영은 대선 경합주인 위스콘신을 낙태권, 노동권, 선거구 획정 등 현안에서 우경화할 기회라는 점에서 이번 대법관 선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지지층에 시멀에 투표하라고 직접 촉구했습니다.

NYT는 위스콘신주의 공화당이 작년부터 머스크 팀을 접촉하며 지원받으려 했는데 마침 머스크가 선거에 관심 가질만한 이유가 생겼다고 보도했습니다.

테슬라는 작년 위스콘신주에서 자사 차량을 판매하기 위한 딜러 허가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위스콘신주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자동차 딜러까지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테슬라가 예외를 적용받을 자격이 안 된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테슬라는 지난 1월 위스콘신주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소송 8일 뒤부터 머스크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대법관 선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NYT는 설명했습니다.

머스크가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은 지금까지 위스콘신 대법관 선거에 660만 달러(약 97억 원)를 투입했으며 5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해 집마다 돌며 시멀 판사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했을 당시 민간인이었지만 지금은 백악관 직원으로서, '정부효율부'(DOGE)를 실질적으로 이끌며 공무원 감축과 정부 조직 개편을 주도하고 있는 특수직 공무원입니다.

미국 법상 공무원이 정치 후원금을 낼 수는 있지만 머스크처럼 백악관 고위 참모가 대통령의 정치 의제를 지원하는 슈퍼팩에 자금을 댄 적은 없다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의 슈퍼팩은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 위원회 선거를 공화당이 이기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클라크카운티는 라스베이거스와 네바다주 전체 인구의 4분의 3을 아우르며 최근 사업 인허가 문제를 두고 머스크의 지하터널 굴착업체 보링컴퍼니와 충돌했습니다.

보링컴퍼니는 라스베이거스 일대에 지하터널을 뚫고, 터널 곳곳에 배치된 테슬라 전기차가 승객을 운송하는 '베이거스 루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클라크카운티 위원회는 이 사업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최근 강화된 화재 안전 요건을 요구하면서 보링컴퍼니가 원하는 속도보다 건설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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