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 만에 뒤집힌 '토허제'⋯부동산 시장 '혼란'[토허제 확대 지정]➀

홍세희 기자 2025. 3.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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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지 35일 만에 철회하고,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체로 확대 재지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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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삼·대·청' 토허제 해제 35일만 확대 재지정
토허제 해제 후 집값 상승…갭투자 수요 증가
집값 상승세 막으려 '초강수' 뒀지만 시장 '혼란'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앞에 아파트 시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가 서울 한강벨트 중심으로 폭발하는 집값 상승에 대응해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토허제)로 확대해 묶기로 했다. 지난 달 서울시가 송파구와 강남구 일부에 대해 토허제를 해제했으나 불과 한 달 여만에 재지정했다. 2025.03.19. ks@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지 35일 만에 철회하고,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체로 확대 재지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잠·삼·대·청' 아파트 단지에서는 토허제 해제 이후 거래를 앞두고 있던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혼란에 빠졌다. 신규 지정된 용산구 일대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설익은 정책 판단으로 결국 강남 지역 집값이 급등했고, 부동산 시장의 혼란만 가중됐다고 지적한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가 도입된 이후 특정 지역이나 동이 아닌 구 단위로 광범위하게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잠·삼·대·청 내 291곳의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지 35일 만에 확대 지정하고 나선 것은 이상 거래 급증으로 일대 집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 2월21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토허제 해제 후인 2월12일~20일 강남 3구의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24억5139만원으로, 해제 직전인 1~11일(22억6969만원) 대비 약 2억원(8%) 올랐다.

정부는 토허제 해제 이후 투기 수요가 늘었다고 보고 있다. 강남 3구 외 주민이 이 지역의 주택을 매수한 비율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하락세였지만, 2월 들어 반등하며 60%를 넘어섰다. 이 지역에서 전세와 대출금 등을 동원해 최소한의 자본을 들여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 비율도 지난 1월 35.2%에서 2월 43.6%로 뛰었다.

서울시와 정부가 강남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초강수'를 뒀지만 설익은 정책 판단으로 부동산 시장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전체 아파트로 6개월간 확대 지정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 아파트를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업계에 따르면 토허제 해제로 수혜를 봤던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는 재지정 이전 호가가 2~3억원씩 올랐지만, 재지정 후 1억~1억5000만원까지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토허제가 적용되는 오는 24일 전까지 계약해야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도인들이 호가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강남 3구와 용산구 안에서 '갈아타기'를 하려던 실수요자들도 혼란이 크다. 기존 집을 처분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던 수요자들은 토허제 재지정으로 거래가 위축되면 '갈아타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잠실동 A 중개업소는 "전세를 안고 갈아타기를 하려던 집주인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토허제 해제로 분위기가 좋았다가 뒤죽박죽이 됐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들 지역에서 매매계약을 진행하고 있던 매도·매수자는 23일까지 거래계약서 작성을 마쳐야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거래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며 "거래 취소나 거래 시점을 앞당기는 등 시장 혼선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와 재지정으로 정책 신뢰도가 훼손되고, 수요자들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조치는 오는 7월 예정된 DSR 3단계 규제 강화, 금리 인하 여부, 정치적 불확실성과 맞물리며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며 "정책 신뢰도를 훼손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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