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아마존 잡고 글로벌로…리테일 셀러 광고 돕는 韓 스타트업
창업 한 달 만에 아마존과 국내 최초 기술 파트너십
성장세 가파른 리테일 미디어 애드테크에 베팅
북미 우선 타겟 삼아 美 기업과 협력…이후 글로벌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전 세계 애드테크 시장은 북미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시장에서 플레이해야 회사의 기업가치와 매출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각종 기업이 국내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사업 중심을 해외로 이전하는 플립(flip)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때 애초에 북미 시장을 겨냥해 스타트업을 창업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글로벌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펄스애드’ 이야기다.
윤거성 펄스애드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 중 하나인 글로벌 애드테크 시장을 이끌고 있는 북미 지역을 타겟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윤 대표는 “제품을 글로벌 향으로 만드는 것보다 초기 고객, 즉 광고주를 선점해 실제 오퍼레이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인정을 받고, 아시아, 유럽으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펄스애드는 설립 직후 글로벌 액셀러레이터(AC) 스파크랩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펄스애드의 가능성을 확신한 스파크랩이 법인 설립 전에 투자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윤 대표는 2014년 스파크랩 4기 배치 프로그램을 통해 스파크랩과 인연을 맺은 뒤, 이번 펄스애드 창업 후 스파크랩으로부터 두 번째 투자를 받게 됐다.
이후 펄스애드는 CJ ENM,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프로그램 선정 등을 거쳐 작년 12월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본엔젤스로부터 2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윤 대표는 창업 전 애드테크 분야에서 사업·운영·제품 영역 전반에서 경험을 다지고 네트워크를 쌓았다. 카카오 스타일의 패션 쇼핑몰 서비스 지그재그의 사업 총괄을 담당하면서 고객 영업과 CS, 새로운 기능 출시, 오퍼레이션 정책 수립 등 이커머스 업무 전반을 익혔다.
그는 “고객들이 아마존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아마존에서 매출을 성장시키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며 “지그재그에서 직접 셀러를 만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커머스와 애드테크의 결합이라 할 수 있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의 요소를 배웠다”고 했다.
그렇다면 펄스애드가 애드테크 영역 중에서도 ‘리테일 미디어’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리테일 미디어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4년 모바일 애드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10년간 업계에 몸을 담그며 광고 시장의 성장을 직접 경험했다.
그는 “흥미로운 점은 모바일 광고가 성장하던 모습과 유사하게 리테일 미디어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내년이 되면 미국에서는 디지털 광고시장의 30%를 리테일 미디어가 점유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 이후로는 리테일 미디어가 메가 트랜드로 불리게 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테일 미디어 시장의 77%는 아마존이 주도하며, 7%를 월마트가, 나머지가 16% 정도를 차지한다”며 “다른 기업의 성장률이 아마존보다 커지고 있어 앞으로 독식 구조가 아니게 될 거라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었다.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북미 시장 노크
펄스애드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이 탑재된 플랫폼을 활용해 리테일 셀러가 자사와 연동된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내에서 최적의 비용으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돕는다. 회사는 설립 한 달만인 지난해 4월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광고 기술 분야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고객사가 아마존에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광고 운영을 하도록 돕고 있다.
아마존과의 기술 파트너십 성사는 직접 발로 뛴 결과였다. 윤 대표는 “창업을 하자마자 서비스도 없는 상태에서 연동을 해야 해서 담당자에게 링크드인 메시지와 메일을 계속해서 보냈다”며 “심지어 어느 행사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매번 찾아가 같이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는 점을 강력히 어필했다”고 회상했다.
아마존과 파트너십 체결 후 펄스애드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냈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AI가 탑재된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구체적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기능으로 △고객 행동 데이터 분석에 따른 맞춤형 광고 타겟팅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최적의 입찰 전략 수립 △상품별 적합한 광고 소재와 디지안 제안 △광고 채널별 운영과 집행 성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 대시 보드 등이 있다.
국내에서 아마존 광고 대행사, 그리고 일부 솔루션 개발사가 펄스애드와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과 정식으로 API를 연동해 제품을 개발하고, 리테일 미디어 영역에만 집중하는 곳은 펄스애드뿐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회사는 리테일 운영 대행을 하지 않고, 광고에만 집중하고 있다. 윤 대표는 펄스애드가 고객 맞춤형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과도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올해 펄스애드는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현지 글로벌 유통 채널과의 협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현지 영업으로 고객을 확보한 뒤 이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반의 광고 자동화 타겟팅 솔루션을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북미 지사에 세일즈와 사업개발 조직을 두고, 국내에 연구개발(R&D) 인력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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