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이제야 깨달아요' 5실점 참패→"클라위베르트 OUT!" 민심 폭발...'귀화 선수 10명' 인도네시아, 조 꼴찌 위기

고성환 2025. 3. 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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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패트릭 클라위베르트 인도네시아 감독이 데뷔전부터 참패를 당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벌써 신태용 감독의 이름을 외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7차전에서 호주에 1-5로 대패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조 5위까지 추락하면서 월드컵 본전 진출 가능성이 적어졌다. 바레인이나 중국이 승점 1점만 획득했다면 꼴찌로 내려앉을 수도 있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바레인, 중국 3팀은 나란히 승점 6으로 최하위권을 형성 중이다.

이날 경기는 클라위베르트 감독 체제에서 첫 공식 경기였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키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이번 경기에서도 귀화 선수가 선발 11명 중 무려 10명에 달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18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더니 2분 만에 추가 실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는 우왕좌왕하며 전반 35분 세 번째 골까지 허용했다.

전반에만 3골을 얻어맞은 인도네시아. 후반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급하게 귀화 선수들을 추가로 투입해봤지만, 2골을 더 실점하고 말았다. 그나마 후반 막판 올레 로메니의 득점으로 무득점 패배를 면한 게 위안이었다.

경기 후 인도네시아 팬들은 분노를 터트렸다. 인도네시아 '신도뉴스'는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굴욕을 당하자 경기장에 신태용의 이름이 울려퍼졌다"라며 "소셜 미디어에서도 신태용의 이름이 11000회 이상 언급됐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소셜 미디어에는 '클라위베르트 OUT'이라는 해시태그 또한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CNN 인도네시아' 역시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그가 네덜란드 대표팀 시절 쌓았던 총체적 철학이 전수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호주전에선 전혀 색깔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토탈 풋볼이 아니라 토탈 실패(완전한 실패)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지난 1월 신태용 감독을 충격 경질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C조 1승 3무 2무패로 조 3위를 달리고 있었다. 안방에서 호주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어린 선수들로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탈락하자 균열이 커졌다. 결국 에릭 토히르 회장은 5년을 헌신한 신태용 감독을 하루아침에 해고했고, 곧바로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토히르 회장은 "선수들이 동의한 전략을 더 잘 실행할 수 있고, 더 잘 의사소통할 수 있고, 대표팀 전체를 위한 더 나은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제대로 된 지도자 커리어조차 없다는 것.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 수석코치로서 루이 반 할 감독을 보좌했으나 직접 지휘봉을 맡은 경험은 퀴라소 대표팀과 튀르키예 아다나 데미스포르 정도밖에 없다. 그마저도 2023년 여름 데미스포르에 부임했다가 약 5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이 때문에 팬들의 우려도 컸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는 클라위베르트 선임을 강행했다. 일각에서는 토히르 회장이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의 추가 합류를 원했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유벤투스 유스 출신인 에밀 아우데로와 조이 페르페시, 딘 제임스 등 여러 명을 추가로 귀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데뷔전은 처참한 대패로 막을 내렸다. 자국 선수들을 배제하고 귀화 선수들 위주로만 팀을 꾸린 선택이 오히려 악수가 됐다. 경질 후에도 제자들의 월드컵 진출을 응원한 신태용 감독의 바람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경기 후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참패에도 태연했다. 그는 "우리는 바레인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려 노력해야 한다. 우선 이 경기를 분석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선수들의 정신력과 프로 의식은 만족스럽다. 개인적인 실수로 이런 실점이 나온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그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토히르 회장도 다시 한번 본선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난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이기든 지든 계속 응원할 것이다. 난 이 나라를 완전히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대표팀이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선수 여러분, 고개를 숙이지 마라. 여전히 기회는 있다"라고 적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볼라,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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