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번엔 경호차장 잡나…구속 시 '내란수사' 가속도
경찰, 네 번째 신청 만에 검찰 구속영장 청구
'비화폰 서버' 번번이 경호처 방해로 압수수색 실패
김성훈 구속 시 수사 속도 붙을 듯
김성훈 영장에 적시된 김건희 '총기 발언'도 파장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경호차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린다. 그가 구속될 경우 경찰의 12·3 내란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3전 4기' 경찰, 김성훈 구속 시 '내란수사' 가속도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이다. 이들은 지난 1월 3일 진행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 직원과 군인을 동원해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지시에 반대한 경호처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고, 비화폰 서버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미 지난 1월 17일 김 차장을 체포했다. 이 본부장도 1월 18일 체포됐다. 하지만 검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서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석방됐다. 경찰은 그 뒤로도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매번 보완 수사 등을 요구하며 불청구했다.
이에 반발한 경찰은 영장심의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검찰의 불청구 판단이 잘못된 만큼 서울고검 산하에 설치된 영장심의위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달 6일 열린 영장심의위는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영장심의위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불청구한 검찰의 결정은 부적정하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당시 9명의 위원 중 6명이 이 같은 의견을 냈는데, 고검장이 위촉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영장심의위도 검찰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김 차장은 네 번째, 이 본부장은 세 번째 경찰의 신청 끝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이들이 구속될 경우 경찰 특수단의 내란 수사에도 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번번이 경호처의 거부로 실패했던 비화폰 서버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화폰 서버는 내란 당시 윤 대통령과 주요 관계자들의 통화기록 등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대해 수차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김 차장의 방해로 실패했다.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을 때 불승낙사유서의 명의자가 김 차장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이미 비화폰 서버 등 주요 자료에 대해서 증거보전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또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삭제된 내용도) 포렌식으로 복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호처의 비상계엄 사전 인지 의혹 수사도 이들이 구속되면 본격화 될 수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인 12월 3일 오후 8시 20분쯤,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계엄 선포', '계엄령', '국회 해산' 등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약 2시간 전에 계엄 관련 내용을 검색한 것으로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드러난 것인데, 이 본부장 측은 포렌식 과정에서 시간 오차가 발생한 것이라며 검색 시점은 계엄 선포 후라고 의혹에 선을 긋고 있다.
김건희 '총기 발언'도 파장
한편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 당시 김건희 여사의 발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윤 대통령 체포 직후 김 여사가 경호처를 질책하며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느냐"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돼 파장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으로 윤 대통령이 체포된 지난 1월 15일, 김 여사가 경호처 직원을 크게 질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김 여사는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해 윤 대통령이 체포되자 경호처 직원에게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느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언급하며 "내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김 여사의 발언 내용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경호처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상부에 전하는 직원의 전화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이 경호처 간부과의 오찬 자리에서 총을 써서 체포를 막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는데, 김 여사의 발언 내용도 이를 뒷받침하는 셈이다. (관련기사: 윤석열, 체포 전 김성훈에게 총기 사용 지시…경찰, 진술확보)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영장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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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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