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MBK vs 신영증권 '진실공방' 격화 속 불완전판매 논란 불거지나

이라진 2025. 3. 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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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 쟁점
단기채권 투자자 "유동화증권, 상거래채무로 인정해달라"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의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기존 'A3'에서 'A3-'로 하락한지 나흘 만인 이달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측의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을 쟁점으로 신영증권 측 간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단기채권의 발행 주관을 맡은 신영증권과 이를 판매한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질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지난달 28일 기존 'A3'에서 'A3-'로 하락한지 나흘 만에 한 조치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신용등급 하락 이후 단기자금시장 조달이 어려워지자 기업회생을 신청했으나 사전에 회생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증인으로 나와 "지난달 28일부터 3월 4일 0시 사이 연휴 동안 (회생신청 준비를) 했다"며 "단기 유동성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회생 신청을 결정한 이사회 결의는 3월 3일"이라며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게 확정된 다음 2월 28일과 3월 1일은 내부 검토를 좀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전에는 미리 준비한게 없다"며 "3월 1일 오후에 저희 임직원들끼리 더는 다른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영증권은 MBK파트너스가 등급이 햐향된 지난달 28일 전에 해당 사실을 미리 인지했을 것이라고 맞섰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자본시장 입장에서는 (홈플러스가) 당연히 미리 알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증권사가 신용평가사와 직접 등급에 대해서 논의할 수는 없다. 발행업체와 신평사 사이에는 계속 교류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을 경우 '유지를 하기 위해선 어떤 게 필요하다' 식의 대화가 오갔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도 피해자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금 사장은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가 난다"며 "저희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실제로 등급이 떨어진 직후인 3월 4일에 회생 신청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 사장은 "(마지막 전단채 발행일인) 25일 아침에 유동화증권 등급이 A3가 나왔다. 만일 그날 등급이 떨어질 것 같다거나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홈플러스 측에 발행 취소를 요구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홈플러스 측으로부터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들은 것은 2월 27일 오후 6시 이후"라고 강조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 단기채권의 발행 주관을 주로 맡았고, MBK·홈플러스에 대해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홈플러스·MBK파트너스와 신영증권 간의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지난 13일부터 신영증권,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을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지난 19일부터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나서면서 핵심 쟁점인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 등을 비롯한 의혹들이 어떤 결과를 맞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단기채권 대부분이 개인 또는 일반 법인에 팔려 불완전·사기 판매 논란과 함께 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중에 발행·유통된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전단채)·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등 홈플러스 단기채권의 판매잔액은 이달 3일 기준 5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채권이 2075억원에 이르고, 중소기업 등 일반 법인에 유입된 채권은 3327억원이다.

홈플러스 채권 투자자들은 유동화증권을 상거래채무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금융채무 상환은 유예하되 상거래채무는 정상적으로 변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유동화증권의 채무 성격은 회생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어 투자자들은 돈이 묶이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들의 민원도 시작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회생신청을 한 당일인 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금감원에 총 22건의 홈플러스 채권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유동화증권 판매량이 가장 많은 하나증권에 불완전 판매 관련 3건의 민원이 들어왔고, 나머지 19건은 현대카드·롯데카드·신한카드 등 카드사에 집중됐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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