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끌며 우위에 선 푸틴 “우크라 군사지원 중단” 조건 걸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크렘린은 공을 되돌려주는 데 성공했다."
그의 말은 앞서 지난 11일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 합의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뒤 "공은 러시아로 갔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잘 방어했다는 뜻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크렘린은 공을 되돌려주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 외교·안보 매체 ‘러시아 국제문제’의 편집장 표도르 루키야노프는 러시아 신문 콤메르산트와 한 인터뷰에서 1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 전화 회담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의 말은 앞서 지난 11일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 합의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뒤 “공은 러시아로 갔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잘 방어했다는 뜻이다. 루키야노프는 “러시아의 시나리오에 따라 프로세스가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30일 에너지 공격 중단 합의를) 즉시 시행할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전장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커다란 양보 없이 협상에서 우위를 다지기 위한 시간 끌기 전략을 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번 러시아 뜻을 수용해줬다는 평가가 러시아에서도 나온다. 전화 회담 뒤 크렘린 발표문에서도 러시아는 쉽게 휴전에 응할 생각이 없음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크렘린 발표문을 보면 휴전을 미국이 제안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강조점이 있다.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포괄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해결책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적었다. 반면, 미국 백악관은 “두 정상은 평화를 향한 움직임이 에너지와 인프라 휴전 및 흑해 해상 휴전의 이행, 완전한 휴정과 영구적 평화를 위한 기술적 협상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휴전” 논의 진전에 방점을 찍었다.
또한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의 군사 지원과 정보 제공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확전을 막고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한 진전을 이루는 핵심 조건이 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손발을 더 강하게 묶는 조처들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양국 정상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며 시간을 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국이 합의한 에너지 시설 공격 조건도 러시아로선 크게 아쉬울 바 없는 선택이라고 루키야노프 편집장 등 러시아 쪽 인사들도 평가한다. 러시아는 늦가을과 겨울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집중 타격해 우크라이나인들의 고통을 키우는 전략을 택해왔다. 봄철로 접어드는 시점에 에너지 시설 공격을 30일간 중단한다는 합의는 겨울철보다 러시아가 더 쉽게 응할 수 있는 조건이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중·서부 정유공장을 중심으로 장거리 드론 공격을 집중했다. 우크라이나 장거리 공격 능력이 강화돼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에너지 시설을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커져왔기 때문에, 이번 합의가 러시아에도 손해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위스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은 “푸틴 대통령의 제스처는 자비로운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김건희 ‘이재명 쏘고 나도 죽겠다’”...경찰, 경호처 직원 진술 확보
- “헌재, 뭘 망설이나”...추위에도 온몸 핫팩 붙이고 광장으로
- 민주, 심야 의총 뒤 “최상목 탄핵 여부, 지도부에 위임”
- 헌재, 윤석열 탄핵 선고기일 지정 안 해…다음주 갈 듯
- 40개 의대 총장들 “휴학계 반려”…제적 시 재입학 불투명
- 풀었다 묶었다 ‘오락가락 토허제’…부동산 혼란 부른 오세훈
- 내란성 불안엔 U-simin 처방…“우린 성공한 쿠데타도 이겨낸 국민”
- [단독] “명태균 쪽, 오세훈 위해 일한다는 느낌”…검찰, PNR 대표 진술 확보
- 이탈리아서 세계 첫 ‘AI 신문’ 나와…가디언 “체계적이고 명확”
- 치킨집 들어가 직접 튀겨 훔쳤다…3만원·5만원어치씩 두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