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볼 면목이 없네요”… 넷마블·위메이드·데브시스터즈, 주가 하락에 주총 걱정

윤예원 기자 2025. 3.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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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주가 1년 사이 44%↓… 신작 출시 연기에 실적 기대감 낮아져
위메이드 주가는 ‘위믹스 해킹’에 주저앉아
데브시스터즈 주가, ‘쿠키런’ 업데이트·이벤트에 흔들려

이달 말 게임업계의 주주총회 시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상장된 게임사들의 주가가 전년 대비 폭락해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신작 출시일이 밀리고, 기존 인기작을 찾는 이용자들도 줄면서 크래프톤을 제외한 대다수 게임사들의 주가는 하향곡선을 타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게임사들이 선전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수출액 역시 감소세로 전환, 올해도 보릿고개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정서희

◇ 위메이드 주가 1년 새 61%↓… 크래프톤만 52% 올라

19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넷마블·엔씨소프트·펄어비스·위메이드·데브시스터즈 등 국내 게임업체들의 주가는 1년 사이 폭락했다. 지난해 5월 기준 7만2400원까지 올랐던 넷마블 주가는 전일 오후 4만400원을 기록하면서 약 44% 하락했다. 지난해 3월 19만2000원대를 기록한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16만3300원까지 떨어졌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26일, 넷마블은 이달 31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연중 최고가인 4만7650원을 찍었던 펄어비스 주가는 전일 3만500원까지 떨어지면서 3만원선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1년 전 2만3300원에서 전일 1만5500원까지 내렸다. ‘위믹스’ 해킹 사건에 발목이 잡힌 위메이드의 주가는 작년 3월 8만500원까지 올랐지만, 전일 3만1050원까지 하락했다. 1년 새 61%가 폭락한 것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도 지난해 7월 7만6300원까지 올랐지만, 전일 3만7650원까지 떨어지면서 반토막이 났다.

다만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해 3월 23만원대를 기록했던 주가가 전일 35만1500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 올랐다.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16조원대로 국내 게임사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국내 게임사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용자가 급격히 줄면서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신작인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의 출시 예상 시점을 올 4분기로 늦추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내려갔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엔씨소프트는 작년 말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를 출시했지만 ‘리니지 라이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펄어비스는 기대작 ‘붉은 사막’ 출시 예정일을 올 4분기로 늦추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데브시스터즈는 대표 지식재산권(IP)인 ‘쿠키런’을 활용해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단일 IP 의존도가 높은 탓에 성장 가능성보다는 단기적인 업데이트나 이벤트 진행 여부에 따라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 中 대작들 출격 준비 중… “차별화된 콘텐츠 마련해야”

올해도 중국산 게임이 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입지가 위협 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게임의 해외 시장 매출액 규모는 185억달러(약 27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3.39% 증가한 수치다.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원신’ ‘검은 신화:오공’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현재 S-GAME ‘팬텀 블레이드 제로’, 이클립스 글로우게임즈 ‘타이드 오브 어나힐레이션’, 넷이즈 ‘연운십육성’ 등 대형 프로젝트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글로벌 사업을 새 먹거리로 찾고 있지만, 게임 수출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83억9400만달러(약 10조9576억원)로 전년 대비 6.5% 줄었다. 한국 게임의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주가는 단타를 노리고 들어오는 투자자가 많다 보니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올해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게임사들의 대작 출시가 예정된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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