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이 무너집니다”…한국인 가슴 뻥 뚫은 명캐스터, 투병 끝 별세

송재익 캐스터 별세

송재익 캐스터. 한국프로축구연맹

1990∼2000년대 최고의 축구 중계 캐스터로 활약한 송재익 캐스터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유족에 따르면 송 캐스터는 지난해 4월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이날 오전 영면에 들었다. 1970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한 고인은 축구, 복싱 등 스포츠 중계 캐스터로 명성을 날렸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중계 마이크를 잡아 축구 올드 팬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미드필더 이민성이 역전 결승골을 뽑아내자 송 캐스터가 중계방송 중 외친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는 발언은 지금도 많은 축구팬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또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에서도 한국 축구의 전 경기를 현장 중계해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다.

고인은 2009년 캐스터 활동을 중단했다가 2019년 76세에 프로축구 K리그2(2부) 중계 현장으로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다 2020년 11월 서울이랜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프로축구 중계를 끝으로 현장에서 완전히 물러났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 왔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이며 발인은 21일,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