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믿지 말라…온갖 요구 제시해 올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앞두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는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경고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27개국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회의에서는 러시아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휴전안'을 즉각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러시아는 온갖 종류의 요구를 제시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미 자신들의 요구를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도 우려를 표명했다. 엘리나 발토넨 핀란드 외무장관은 "평화를 달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푸틴에 의해 우크라이나를 더 취약하게 만들고 가까운 미래에 다시 침략하는 것에 악용돼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러시아를 향한 EU의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지난 11일 합의한 '30일 휴전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최소 30일간 휴전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측에 매우 유리한 제안"이라며 휴전 기간 서방의 무기 지원, 우크라이나 동원령 유지 및 군사 훈련 등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