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에는 안 올린다” KIA 조상우 활용법 나왔다…美유학으로 150km 회복, 9시야구 ‘미친 안정감’ 기대[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6회에는 안 올린다.”
KIA 타이거즈 이적생 조상우(31)의 올 시즌 활용법이 서서히 고개를 든다. 조상우는 시범경기 3경기서 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3실점했다. 1패 평균자책점 9.00. 그래도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범호 감독은 그동안 올 시즌 조상우를 메인 셋업맨으로 쓸 것인지, 키움 히어로즈가 그랬던 것처럼 6회부터 9회까지 폭넓게 쓸 것인지 고민해왔다. 시범경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일단 키움 시절처럼 전천후로는 쓰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은 1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6회에는 안 쓴다. 7~8회를 왔다갔다 하는 수준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지금 투수코치님 생각으로는 (전)상현이와 (이)준영이를 같이 묶고, 상우랑 (곽)도규를 같이 묶는 걸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결국 조상우는 전상현과 함께 ‘공동’ 메인 셋업맨으로 쓰겠다는 구상이다. 두 사람이 7~8회를 책임지면서 마무리 정해영에게 안정적으로 배턴을 넘기는 시나리오다. 물론 조상우와 전상현은 데이터, 상대 컨디션 등 각종 변수를 감안해 등판 순번이 늘 바뀐다. 대신 조상우와 곽도규, 전상현과 이준영을 잇따라 내보내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란 의미다.
사실 조상우도 키움 시절처럼 전천후로 나가는 것보다 7~8회로 상황이 제한되면 등판을 준비하는 게 편하다. 물론 시즌을 치르면서 불펜 투수들의 세부적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큰 틀에선 조상우와 전상현이 7~8회를 분담하는 그림이다. 두 사람은 정해영이 연투한 경우 9회 임시 마무리도 가능하다.
사실 KIA의 최대강점이 불펜 뎁스다. 조상우와 전상현을 도울 수 있는 불펜도 임기영, 곽도규, 이준영, 최지민, 김대유, 김기훈, 유승철 등 차고 넘친다. 5~6회를 맡을 자원은 넘친다. 결국 조상우와 전상현이 안정적인 페이스를 보여주면 불펜의 짜임새가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구조다.
이범호 감독은 “데이터를 통해 상우를 우타자에게 더 쓸지, 좌타자에게 더 쓸지 체크해보고 있다. 상현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 팀에 좋은 왼손 불펜이 많다. 초반엔 좋은 우타자와 좌타자를 나눠주는 게 중요하다. 그 사이에 좌투수를 잘 집어넣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때로는 조상우와 전상현 사이에 좌투수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량이 많아서 잘게 끊어가는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이범호 감독은 “지금은 준영이와 도규가 좋다. 이기는 게임의 7~8회에 두 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것 같다. 지민이나 다른 왼손 투수들은 1이닝도 2이닝도 던지게 하면서 준영이나 도규가 쉬면 (7~8회에)집어넣고 맞춰가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조상우는 사회복무요원을 소화하기 전부터 구속 저하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트레이드 후 미국 노스캐롤리이나주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투구 밸런스를 다잡았다. 그 결과 시범경기서 구속이 확연히 상승했다. 14일 두산전서는 149km까지 나왔다. 정규시즌서 150km 이상 나올 게 유력하다. 시범경기 내용은 오락가락하지만, 투구 매커닉의 변화가 있었다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범호 감독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은 “스피드가 올라오는 건 팀에 적응해가는 좋은 모습이다. 잘 던졌던 투수라서 걱정 안 한다. 30경기에 등판하면 20경기 이상 잘 던지는 능력을 갖춘 투수다. 투수라는 게 좋은 날도 있고 맞는 날도 있다”라고 했다. 이로써 KIA 9시 야구의 윤곽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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