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kg넘었던 女, 63kg됐다"...뚱뚱한 탓에 눈 안보여, '이 병'걸렸다고?

정은지 2025. 3. 1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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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으로 시력을 지킨 여성...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을 극복한 사연
샤니스는 10대 후반에는 체중이 146kg에 달했고, 극심한 편두통을 겪기 시작했다. 30대에 증상은 악화됐고, 아침마다 시야가 흐려지고 눈이 번쩍거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뚱뚱했던 한 여성이 두통을 심하게 겪고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이 의심됐지만, 체중 때문에 생긴 특정 고혈압인 것으로 드러난 사연이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시력까지 잃을 뻔 했던 여성의 사연을 영국 일간 더선이 소개했다.

영국 울버햄프턴에 사는 샤니스 히긴스(31)는 극심한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을 의심받았다. 하지만 검사 결과 그의 증상은 뇌종양이 아닌 체중 증가로 인한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IIH) 때문이었다.

이 질환은 뇌척수액의 과도한 증가로 두개내 압력이 상승하면서 발생한다. 주된 증상은 심한 두통, 시력 저하, 눈 통증, 어지럼증이며, 심할 경우 실명 위험도 있다. 샤니스의 경우 체중이 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많은 다이어트 시도했지만, 요요 현상으로 다시 체중 증가 겪어

샤니스는 청소년기부터 체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10대 후반에는 체중이 146kg에 달했고, 극심한 편두통을 겪기 시작했다. 30대에 증상은 악화됐고, 아침마다 시야가 흐려지고 눈이 번쩍거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에서는 처음에 뇌종양을 의심했으나, 체중 문제로 인해 요추천자(뇌척수액 검사)가 불가능했다. 대신 CT 스캔, MRI, 안과 검사를 통해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을 진단받았다. 그는 "처음엔 뇌종양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겁이 났다. 하지만 진짜 원인이 체중이라는 걸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내 몸무게가 내 건강을 이렇게까지 해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샤니스는 그동안 수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슬리밍 월드, 웨이트워처스, 슬림패스트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쉽게 다시 증가했다. 비만으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뿐만 아니라, 외모에 대한 불만과 사회적 위축감도 커졌다.

그는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싫었다. 숨이 차서 계단 오르기도 힘들었고, 사람들 시선이 부담스러워 대중교통도 피했다.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렵고, 수영장 공용 샤워실조차 사용하기 꺼려졌다"고 말했다.

위 절제술로 63kg...인생 바꾸고 시신경 부종과 두통도 사라져

2017년 병원 입원을 계기로 샤니스는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하루 1만보를 걷고 식단을 조절하면서 3개월 만에 19kg을 감량했다. 하지만 이후 체중 감량이 정체되자 2024년 2월,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의 지원을 받아 위 절제술을 받았다.

이 수술은 위의 약 70~80%를 절제해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이 어렵거나 비만 관련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시행된다. 수술 후 샤니스의 체중은 약 63kg으로 줄었고, 옷 사이즈는 10이 됐다. 가장 중요한 점은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샤니스 "수술 후 6개월이 지나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시신경 부종이 사라지고 두통도 완전히 없어졌다.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 후 샤니스는 일상에서 큰 변화를 경험했다. 이전에는 맞는 옷을 찾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원하는 옷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체중 감량 후 가족과 친구들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외모가 변했다.

샤니스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처음부터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버스에서 한 정거장 일찍 내려 걷거나 차를 조금 더 멀리 주차하는 것처럼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꾸준히 하면 결국 변화가 온다"고 말했다.

비만과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의 연관성은?

샤니스가 앓은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은 뇌척수액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두통과 시력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뇌종양이나 감염과 같은 명확한 원인이 없이 발생하며, 주로 가임기 여성, 특히 비만한 사람들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보호하며 일정한 속도로 생성되고 흡수된다. 하지만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 환자에서는 뇌척수액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아 두개내압이 높아진다. 그 결과, 지속적인 두통과 시신경 압박으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고 심한 경우 실명 위험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과 시각 장애다. 두통은 주로 아침에 심하고, 기침이나 자세 변화로 악화될 수 있다. 시각 장애로는 일시적인 시야 흐림, 복시(겹쳐 보이는 증상), 시야 결손이 있으며, 시신경 부종(유두부종)이 동반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귀에서 심장 박동과 같은 소리가 들리는 박동성 이명을 경험한다.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경학적 검사와 안과 검사가 필수적이다. 시신경 부종을 확인하기 위한 안저 검사와 시야 검사를 시행하며, MRI나 CT 스캔을 통해 뇌종양이나 혈관 문제를 감별한다. 요추천자(뇌척수액 검사를 위한 시술)를 통해 두개내압을 직접 측정하는 것도 중요한 진단 과정이다.

치료의 목표는 두개내압을 낮추고 시력을 보호하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체중 감량으로, 체중의 5~10%만 줄여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약물 치료로는 뇌척수액 생성을 억제하는 아세타졸아미드(Acetazolamide)나 이뇨제 등이 사용된다. 심한 경우 요추-복막 단락술(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배출하는 수술)이나 시신경 감압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시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는 정기적인 안과 및 신경과 검진을 통해 두개내압과 시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비만이 주요 위험 요인이므로 건강한 생활습관과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다.

샤니스 히긴스의 사례처럼 체중 감량만으로도 질환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으며,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환자들은 작은 생활습관 변화를 시작으로 꾸준히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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