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188억 썼구나... 35세 늦깎이 日 투수가 '미스터 제로'라니, 美 현지 극찬 당연했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등판이 거듭될수록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늦깎이 메이저리거 볼티모어 오리올스 일본인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5)의 이야기다.
스가노는 1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새라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범경기서 선발 등판해 3⅓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로써 시범경기 4경기서 10⅓이닝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회부터 압도적이니 피칭을 보였다. 에두아르드 줄리엔을 직선타로 잡고 미키 가스퍼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를 2루 직선타로 막고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2회도 세 타자로 끝냈다. 호세 미란다를 파울팁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브룩스 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오스틴 마틴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순항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3회에는 처음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첫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스가노는 마이크 포드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아르만도 알바레즈와 줄리엔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것이다.
4-0으로 달아난 4회 마운드에 오른 스가노는 가스퍼를 2루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바스케스에게 첫 피안타를 허용했다. 스가노는 여기까지였다. 제라드 오간도와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간도가 후속 타자들을 막아내면서 스가노의 무실점 피칭은 계속됐다.
이날 스가노의 최고 구속은 94마일(151.3km)이 나왔다.
스가노는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미국 진출 꿈을 이룬 늦깍이 메이저리거다.
지난 2012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요미우리의 지명을 받은 스가노는 데뷔 첫 시즌부터 27경기에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듬해 12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마크하며 정규시즌 첫 MVP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24경기(3완투)에 등판해 15승 3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센트럴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다. NPB 통산 성적은 136승 74패에 평균자책점 2.43을 찍었다.
특히 2017시즌 25경기에 등판해 187⅓이닝을 소화, 17승을(5패) 평균자책점 1.5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센트럴리그 다승왕 타이틀과 함께 사와무라상까지 수상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가노는 2018년 28경기에서 무려 202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사와무상을 손에 쥐었다.
2020시즌을 마치고 빅리그 도전에 나섰지만 원하는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결국 요미우리에 잔류했다. 4년이 지난 뒤 다시 도전에 나섰고, 볼티모어와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1년 1300만 달러(약 188억원).
지난달 27일 피츠버그를 상대로 첫 시범경기 등판에 나섰던 스가노는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4일 보스턴을 상대로 2이닝 무실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지난 10일에는 미네소타를 상대로 3이닝 5K 무실점을 기록했다. 미국 진출 후 가장 많은 삼진을 잡은 경기였다. 그리고 이날 3⅓이닝 무실점이다. 소화하는 이닝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에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현지에서도 극찬이 나오고 있다. 볼티모어 선 제이콥 마이어 기자는 자신의 SNS에 스가노의 성적을 짚은 뒤 "마이크 엘리아스 단장은 지금 오프시즌 에이스를 획득했다"며 "그는 이번 겨울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저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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