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끼어 죽고, 100℃ 용기에 떨어져 죽고…20대 노동자 연이은 비극

최용락 기자 2025. 3. 1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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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사이 20대 노동자 두 명이 연달아 중대재해로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전남 영암 대불산단에서 신호수로 일하던 하청노동자는 차량과 벽면 사이에 끼어 사망했고, 경북 포항 현대제철에서 일하던 인턴 노동자는 쇳물 찌꺼기를 운반하는 차량의 용기에 떨어져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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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22살 하청 신호수 압착사, 29살 포항제철 인턴 추락사

일주일 사이 20대 노동자 두 명이 연달아 중대재해로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전남 영암 대불산단에서 신호수로 일하던 하청노동자는 차량과 벽면 사이에 끼어 사망했고, 경북 포항 현대제철에서 일하던 인턴 노동자는 쇳물 찌꺼기를 운반하는 차량의 용기에 떨어져 생을 마감했다.

지난 8일 대불산단에서 신호수로 일하던 22살 하청노동자 A씨가 후진하던 트랜스포터와 벽면 사이에 압착돼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A씨는 주식회사 유일의 운송 하청업체인 유한회사 우림특수 소속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영암군지부는 14일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유일에서는 2023년 7월에도 하청노동자가 200킬로그램의 블록도구 적재선반 해체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며 "20개월 만에 두 번의 중대재해로 하청노동자 두 명이 사망한 것은 조선업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안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2년 전 사고는 중량물 취급 작업에 따른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발생한 사건이었다"며 "이번 사고도 트랜스포터 작업에 따른 제반 안전조치를 하고 작업했는지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 신호수는 트랜스포터 앞이나 뒤가 아니라 양 옆에서 일하게 돼있는데 후면에서 사고가 난 것을 볼 때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작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노동부에 "(주)유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원하청 사용자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엄중 처벌해야 한다"며 "조선업에서 반복되는 하청노동자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대한 개선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사를 향해서도 단체들은 "반복되는 중대재해와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중대재해 재발방지를 위한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영암군지부는 14일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앞에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같은날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일하던 29살 인턴 노동자 B씨는 약 10미터 높이의 장소에서 청소를 하던 중 쇳물 찌꺼기를 운반하는 데 쓰이는 차량의 용기에 추락했다.

B씨가 추락한 용기에 쇳물 찌꺼기가 담겨있지 않았지만, 용기 자체가 100도 이상으로 달궈져 있었던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CCTV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작업 책임자 등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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