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2兆 규모 유상증자… “다가올 슈퍼사이클 대비”

확정 발행가액 5월22일 결정
GM과 합작법인 투자 등 활용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SDI가 미래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 가속화를 위해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삼성SDI는 1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의 주식은 1182만1000주로, 증자 비율은 16.8%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다음 달 18일이다. 확정 발행가액은 5월 22일 결정된다. 5월 27일∼6월 3일 우리사주조합·구주주·일반공모 순으로 청약 과정을 거친 후 6월 19일 신주 상장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투자와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는 일시적인 수요 위축에 따라 투자 효율화를 통해 전년 대비 시설투자 규모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미래 기술 선점과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며 배터리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OEM)들은 여전히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도 2025∼2030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20%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는 향후에도 보유자산 활용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추진할 계획이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기술 경쟁력 강화, 매출·수주 확대, 비용 혁신을 통해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 사이클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