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반란, NBA 최단신 가와무라, 거인들 사이를 헤집다
172㎝. NBA 평균 신장보다 30㎝ 가까이 작은 키다. 단신 일본인 가드는 거대한 선수들 사이를 파고든다. 그는 덩크슛을 할 수 없지만 좁은 공간을 빠르게 헤집으며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다. 그의 눈은 언제나 코트 위를 스캔하고 있다. 정확한 타이밍에 날아오는 노룩 패스는 관중의 탄성을 자아낸다. 현재 NBA에서 가장 작은 선수인 가와무라 유키(24·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이야기다.
가와무라는 13일 CNN와 인터뷰에서 “내 장점은 게임 컨트롤과 어시스트 능력”이라며 “키는 작아도 NBA에서 정식 계약을 맺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
가와무라는 현재 NBA에서 유일하게 6피트(183㎝) 이하 선수다. 작으면 빠른 게 장점이다. CNN은 “빠른 스피드와 민첩성을 이용해 상대 수비를 흔들고, 뛰어난 시야로 경기 흐름을 조율한다”고 평가했다.
가와무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지난해 7월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였다. 그는 프랑스를 상대로 29점을 올리며 세계 농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랑스 센터 빅터 웸반야마(221㎝)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무척 상징적이었다. 그는 거대한 웸반야마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돌파를 시도했고 정확한 3점 슛을 넣었다. CNN은 “비록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그의 플레이는 NBA 구단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와무라는 작년 10월 NBA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투웨이 계약(Two-Way Contract)을 맺었다. 투웨이 계약은 NBA에서 정식 로스터(15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가 NBA와 G리그(NBA 하부리그)를 오가며 뛸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현재 가와무라는 NBA 하부리그 G리그에서 멤피스 허슬 소속으로 평균 12.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NBA 출전 기회는 무척 제한적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 나서 NBA 커리어 최다 득점(10점)을 기록하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의 현재 NBA 평균 기록은 경기당 1.2점, 출전 시간 3.2분이다. 그런데 최근 멤피스 홈경기장에는 “유키를 원한다(We want Yuki)”는 팬들의 외침이 울려 퍼지는 등 인기가 치솟고 있다.
가와무라는 NBA에 진출한 네 번째 일본 선수다. 가와무라는 “NBA에서 뛴 일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나도 농구에 대한 큰 꿈을 꿨다”고 말했다. 가와무라 목표는 명확하다. NBA에서 정식 계약을 맺는 것이다. 가와무라는 “중요한 순간에 ‘유키를 넣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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