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으라더라" PARK·RYU의 조언→韓 스승도 일맥상통 답변…아쉬운 마이너행, 김혜성 멀리 봐야 할 때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잘 먹으라더라"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괴물' 류현진에게 조언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키움 히어로즈 스승 홍원기 감독 역시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남겼다. 아쉽게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지만, 이들의 조언을 곱씹어야 할 때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마이너리그로 향할 7명의 선수를 공개했다. 내야수 김혜성과 함께 투수 바비 밀러와 지오반니 가예고스, 포수 달튼 러싱, 내야수 데이비드 보티와 마이클 체이비스, 외야수 에디 로사리오가 마이너리그로 향했다. 김혜성은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2025시즌을 맞이한다.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다.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29타수 6안타 1홈런 2도루 타율 0.207 OPS 0.613을 기록했다. 2월 6경기에서 14타수 1안타 타율 0.071로 크게 부진했다. 3월 들어 기세를 끌어올렸고, 9경기에서 15타수 5안타 타율 0.333을 적어냈다.
메이저리그 특유의 빠른 공에도 적응하기 시작했다. 10일 애슬레틱스전 97.1마일(약 156.3km/h)을 받아쳐 안타를 뽑았다.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은 95.5마일(약 153.7km/h)을 공략해 타구 속도 103.4마일(약 166.4km/h)의 총알 타구를 날렸다. 김혜성이 친 안타 중 가장 빠른 속도.
그러나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고, 마이너리그행이 결정됐다.
다저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다저블루'는 이날 김혜성이 박찬호와 류현진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저는 이정후, 김하성과 전 소속팀에서 함께 뛰었고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질문을 했다. 또한 박찬호, 류현진에게도 조언을 구했다"고 했다.
대선배의 조언은 간단했다. 김혜성은 "잘 먹으라고 했다"라고 답했다.
홍원기 감독도 같은 맥락의 말을 남겼다. 11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도 그렇고 김혜성도 그렇고 잘하는 것도 좋지만 건강했으면 좋겠다. 길게 보고 분명히 어려운 부분도 많이 있을 거다. 고비를 인내해 가면서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일맥상통이다. 박찬호와 류현진, 홍원기 감독 모두 기술적 조언보다 현지 적응과 건강을 중시했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통산 타율 0.304를 때려낸 선수. 시간만 주어진다면 빅리그에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앞서 로버츠 감독은 "KBO와 메이저리그의 경쟁 수준은 다르다. 김혜성은 현재 스윙을 조정 중이며, 이 변화가 메이저리그 적응을 더 쉽게 만들고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스프링캠프부터 타격폼 수정에 열을 올렸다. 조급함을 버리고 마이너리그에서 완벽하게 폼을 만든다면 팀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저스네이션'도 "KBO리그에서 4개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혜성의 문제는 수비가 아니라 타격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메이저리그 시작에 있어 투수들의 속도 차이를 주목했다"며 "김혜성은 26세에 불과하다. 자신의 실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중에 데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3+2년의 계약을 맺었다. 아직 첫해는 시작되지도 않았다. 김혜성에게 주어진 시간은 충분하다. 이제 멀리 바라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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