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출전 4경기’ 다저스, 처음부터 김혜성 마이너 보낼 생각이었나? [MK현장]
동료들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쿄행 비행기에 오르는 사이, LA다저스 김혜성은 사막에 남게됐다.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글렌데일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캑터스리그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이곳에 머물 것”이라며 김혜성의 도쿄 원정 불참 소식을 전했다.
단순히 도쿄 원정 2연전에 불참하는 것이 아니라, 3월말 시즌 개막도 트리플A에서 맞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단 김혜성이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 못쳐서다.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매력을 느낀 점은 세 가지. 수비와 스피드, 그리고 컨택 능력이었다. 수비와 스피드는 검증했다. 그러나 타격이 문제였다. 컨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33타석 소화하며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시범경기 기록이지만, 메이저리그 평균 삼진 비율(22.6%)보다 높았다.
그러나 김혜성은 그 와중에도 노력하며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3월에는 15타수 5안타, 볼넷 2개 얻는 사이 4개의 삼진만 기록했다. 타석 내용이 월등히 좋아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지난 네 경기는 좋았다”며 호평했다.
그럼에도 결정을 바꾸지는 못했다. 김혜성의 마이너행은 캠프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며칠전 이미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다저스가 얼마나 진지하게 김혜성의 개막로스터 합류를 생각했는지도 솔직히 의문이다.
불안한 징조들은 여기저기서 나왔다. 김혜성은 수비 훈련 때는 무키 벳츠, 토미 에드먼같은 주전 내야수들과 함께 훈련했지만 유독 타격 연습은 트리플A에서 시작이 유력한 선수들과 한조가 돼서 진행했다.
더 결정적인 것은 경기 출전이었다. 15경기 나섰지만, 이중 선발 출전은 단 4경기였다. 심지어 그중 한 경기는 감독이 무키 벳츠를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대신 포함시켰다.
김혜성은 교체 출전이 더 많았다. 팀내에서 출전 횟수는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대부분이 교체 출전이었다. 이는 절대로 좋은 일이 아니다.
방향이 제대로 된건지도 의문이다. 김혜성은 이번 캠프에서 자신의 말을 빌리면 “모두 바꿀 정도로” 스윙에 변화를 줬다. 레그킥에서 벗어나 발을 찍으며 치는 토 탭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아직 바뀐 스윙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전에 내던져졌고, 그 결과 캠프 초반 처참한 결과가 나오며 입지가 좁아졌다.
지금까지 강정호, 김하성, 이정후 등 메이저리그 문을 두들긴 한국인 타자들은 어느 정도 스윙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지만, 그전에 먼저 자신이 갖고 있던 스윙을 실전에 부딪혀가며 부족한 점을 조정했다. 강정호나 배지환처럼 레그킥을 사용하는 타자들은 레그킥을 없앨 것을 주문하는 코치진의 줄기찬 요구에 적당히 타협을 해가며 변화를 모색했다.
그러나 김혜성은 이런 과정들을 모두 생략하고 구단의 방향을 쫓았다. 그리고 구단은 그런 그에게 마이너 강등이라는 통보를 해왔다.
한 관계자는 “어느 메이저리그 선수가 스윙을 한 번에 다 바꾸나. 구단이 하라고 해서 다 따라하면 안 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좌절하기에는 이르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짧은 기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길게 바라보고 차분히 준비한다면 더 많은 기회가 그에게 주어질 것이다.
문제는 다저스가 김혜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짧은 캠프 기간만 놓고 보면 다저스가 김혜성을 ‘메이저리그 주전 선수’로 생각하고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다.
어쩌면 이들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장점에 또 하나의 장점, ‘마이너 옵션을 이용해 로스터에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유연성’을 더 크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부자 버전’인 다저스는 로스터의 유연성을 중시하는 구단이기도 하다.
[글렌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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