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애 하나 잡네…” 초짜 감독 첫 훈련, 이틀 만에 신인 투수 목발 신세

백종인 2025. 2. 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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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꼴찌 팀이다.

분위기 바꾼다고 새 감독을 모셨다.

매일 같이 빡센 훈련의 연속이다.

마치 유격훈련장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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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3년 연속 꼴찌 팀이다. 분위기 바꾼다고 새 감독을 모셨다.

그리고 맞은 첫 스프링캠프다. 초짜 사령탑의 의욕이 오죽하겠나.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난다. 매일 같이 빡센 훈련의 연속이다.

결국 루키 한 명이 쓰러졌다. 목발을 짚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주니치 드래곤즈의 오키나와 차탄 훈련장이다. 새로 부임한 이노우에 가즈키(53) 감독에게 모든 시선이 쏠린다.

왜 아니겠나. 나름 프랜차이즈 스타다. 잠시(2020~2021년) 한신 코치를 지낸 것이 외도의 전부다. 선수부터 코치까지 나고야(주니치)에서 외길 인생이다. 구단 사상 최악의 암흑기를 끝내야 한다. 강룡(强龍)을 재건해야 한다.

그런 막중한 임무가 시작되는 2월 캠프다. 직접 펑고 방망이를 잡는다. 일본에서는 노크 배트라고 부른다. 그걸 들고 실내 연습장으로 향한다. 투수들을 직접 지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불끈거린다.

일반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아니다. 누군가 그럴듯한 이름도 붙였다. ‘더티 허슬(Dirty Hustle) 99’라는 명칭이다. 유니폼이 땀과 흙투성이가 되도록 굴린다는 의미 같다. 99는 이노우에 감독의 등번호다.

방식이 독특하다. 땅볼 타구에 대한 수비 훈련이다. 그런데 놓치면 ‘징글벨’이라는 벌칙이 뒤따른다. 일종의 스쿼트 자세다. 앉은자리에서 뛰어오르며, 뒤로 180도 돈다. 그러면서 양팔을 높이 들고 손뼉을 친다. 순발력과 유연성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인 것 같다.

유튜브 채널 中京テレビスポーツ
유튜브 채널 中京テレビスポーツ

그런데 이게 만만치 않다. 마치 유격훈련장 분위기다. 입에서 악소리가 난다. 표정이 일그러지고, 자세가 뒤틀린다. “똑바로 안 해?” 불 같은 호령이 실내를 쩌렁쩌렁 울린다. 50회 연속 무실책의 미션도 주어진다. 한 번 시작되면 30~40분은 오도 가도 못한다.

그런 이틀째(2일) 일정을 마칠 무렵이다. 우려했던 사고(?)가 터진다. ‘더티 허슬 99’를 소화하던 루키 투수다. 드래프트 2위로 입단한 유망주 요시다 세이야(22)가 주저앉는다. 오른쪽 종아리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한다.

일순 긴장감이 흐른다. 트레이너가 부랴부랴 달려간다. 이리저리 만지며 상태를 살핀다. 병원으로 가야 하나? 그럼 일이 커진다. 취재진도 잔뜩 몰려 있는데,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다.

일단 응급조치로 마무리한다. 잠시 숨을 돌린 뒤 숙소로 복귀한다. 그런데 멀쩡한 걸음은 아니다. 비상용으로 준비한 목발이 필요하다. 멋쩍은 웃음을 남기며 훈련장을 빠져나간다.

다친 당사자나, 시킨 감독이나 난감한 상황이다. 훈련을 마친 직후다. 기자들이 일제히 한 곳으로 몰려간다. 물론 표적이 된 인물은 초짜 감독이다. 이노우에의 입에 모든 시선이 몰린다. 누가 질문할 필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직전의 상황이 브리핑된다.

“아, 괜찮아요. 다리에 쥐가 조금 났다고 하네요. 큰 일 아니에요.” 애써 부인하는 99번 감독이다. 하지만 손에 쥔 노크 배트는 몸 둘 바를 모른다.

말투나 표정도 달라졌다. 오전에 비해 꽤나 신중한 모습이다. “내일은 괜찮다고 해도, 연습량을 조금 줄여야 하나?” 그렇게 어색한 혼잣말로 마무리할 뿐이다.

주니치 드래곤즈 공식 유튜브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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