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피곤하고 머리 빠지면 스트레스 탓? 20대도 위험한 이 병

정종훈 2024. 12.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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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 사진 서울대 의대

갑작스레 피곤하거나 머리가 빠진다면? 대개는 회사·학교 등에서 받은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곤 한다. 하지만 갑상샘 기능 저하에 따른 호르몬 부족으로 발생한 증상일 수도 있다. 빠르게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방치하면 삶의 질 저하와 건강 악화에 이르는 병. 바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다. 유현진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증상·특징·치료법 등을 정리했다.


주된 증상 들여다보니


갑상샘은 대사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그 기능이 떨어지면 다양하고 모호한 증상이 전신에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게 피로와 얼굴 부종, 기억력 감퇴, 변비 등이다. 이는 서서히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몸에 이상이 있다’고 자각하기 쉽지 않다. 그 밖엔 추위를 잘 타거나 탈모, 소화불량, 체중 증가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여성에겐 월경 과다가 발생하기도 한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그대로 두면 더 큰 위험으로 넘어간다. 우선 고혈압과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우울증과 인지 저하, 생리불순 등을 거쳐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삶의 질 역시 전반적으로 낮아진다. 피부 건조가 심해지고 탈모, 쉰 목소리 등이 심해지는 식이다.


성별·연령별 발생 양상은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주로 여성과 중노년층에 집중되는 편이다. 다만 남녀의 발병 추이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여성은 20대부터 꾸준히 발생이 늘면서 60대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반면 남성은 연령대 상승에 따른 유병률 증가가 여성보다 늦게 나타난다.

청년이나 노년층은 이런저런 이유로 진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30대는 학업과 회사 업무, 60대는 노화·폐경 같은 호르몬 변화로 각각 피로감이나 기억력 저하가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 증상과 비슷해 명확한 구별이 쉽지 않고, 병원을 늦게 찾아가는 식이다.

채혈이 이뤄지는 모습. 뉴스1


제대로 된 치료 받으려면


갑상샘 기능 저하증 진단은 그리 어렵지 않다. 피를 뽑은 뒤 갑상샘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 방사선 스캔, 갑상샘 초음파 검사 등도 병 진단에 도움을 준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 치료도 간단하다. 부족한 갑상샘 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는 식이다. 다만 올바른 약물 복용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갑상샘 호르몬제는 아침 공복에 먹은 뒤 최소 30분 이상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다. 아침에 약 먹는 걸 깜빡했다면 저녁 식사 후 충분히 소화됐을 때 복용하는 게 좋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도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주기적인 진료·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환자는 평생 갑상샘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일시적으로 병이 나타나거나 약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에게 맞는 호르몬제 용량이 결정되면 연 1~2회 정도 병원을 찾으면 된다.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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