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기자 "대통령실 해명 거짓말됐다" 채널A 앵커 "국민 당황"
방송사들, 윤-명 경선이후 전화없었다더니…비판 쏟아내
MBC 앵커 "자존심있는 사람에 안어울려"
TV조선 앵커 "부실해명 비판 피하기 어려워"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에 공천을 주라고 했다'는 명태균씨와 통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대통령실의 거짓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방송사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경선 이후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던 대통령실 입장과 달리 윤 대통령 취임 전날 명태균씨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채널A 앵커는 “국민들이 당황스럽다”고 비판했고, MBC 앵커는 “자존심이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으며, TV조선 앵커도 “부실해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8일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대통령실 홈페이지 코너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이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된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썼다. 그러나 이런 해명을 한지 한달도 안돼 윤 대통령이 명씨와 취임 전날(2022년 5월9일) 통화한 육성이 공개된 것이다.
이를 두고 강버들 JTBC 기자는 지난달 31일 저녁 '뉴스룸' 스튜디오에 출연해 '그간 대통령실이나 명태균 씨가 해 온 해명들이 다 무색해졌다'는 한민용 앵커 질의에 “당선인 시절인 2022년 5월 9일 통화 녹취가 나오면서 해명은 거짓말이 됐다”며 “명씨는 그 동안 김 여사 통해 공천을 받아다 줬단 건 '허세'라고 했고, 대통령과 녹취는 '없다'고 했다. 역시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도 같은 날짜 '뉴스A' '앵커의 마침표' <국민이 납득해야 끝난다>에서 “윤석열 대통령, 대선 경선 이후엔 명태균 씨와 연락을 끊었다고 대통령실이 해명했었는데, 취임식 바로 전날,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한 육성이 공개됐다”며 “그러자 오늘은 그 통화가 기억에 남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동 앵커는 “왜 말이 달라졌는지, 전후맥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며 “공무원 신분이었느냐 아니었느냐를 떠나 취임식 하루 전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국민들은 당황스럽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조현용 MBC 앵커도 같은 날짜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김수지 앵커가 “자존심 센 윤 대통령이 당에 공천을 부탁했을 것 같냐는 얘기가 나왔다는데, 자존심이란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을 말한다”고 언급하자 “아마 자존심이 센 게 아니라 자기애가 강하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앵커는 “자존심이 센 사람이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 돼 온 것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겠죠”라며 “눈과 귀를 닫고 문제를 뭉개며 기억이 안 난다는 이야기만 거듭하는 것 역시 진짜 자존심 강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승은 MBC 기자는 '뉴스데스크' 스튜디오 출연해 '명 씨가 공천을 자꾸 얘기하니까, 좋게 좋게 얘기해 줬다'는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 “이른바 '립 서비스'를 해 줬다는 건데, 구체적인 과거 육성에 비해 해명은 아무래도 부실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구 기자는 이어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이 경선 이후부터 소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는데, 이번엔 2022년 5월 통화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예전 해명이 틀린 걸 그대로 시인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조현용 앵커는 “틀린 건지, 거짓말을 하는 건지 사실 의문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라고 반문했다.
김현우 SBS 앵커도 이날 '8뉴스' < "좋게 얘기한 것 뿐"…'연락 단절' 해명과 배치> 앵커멘트에서 “대선 경선이 끝나는 시점인 지난 2021년 말에 명 씨와 연락을 끊었다는 기존의 해명과 달리, 취임 직전에도 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거여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BS는 리포트에서 대선 직후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2021년 11월 5일 전에 명 씨와 연락을 끊었다는 해명과 달리 두 사람의 통화는 2022년 5월 9일에 이뤄져 윤 대통령이 최소 6개월 뒤에도 명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BS는 특히 “녹취에서 언급한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한 해명이 없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윤 대통령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명 씨에게 말했던 공관위 관계자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도 '뉴스9' 리포트 <경선 뒤 안했다더니…”그저 좋게 말한 것”> 앵커멘트에서 “'대선 경선 이후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했던 이달 초 해명과는 달라 (대통령실이) 부실 해명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TV조선은 리포트에서도 “대통령의 기억에만 의존한 소극적 대응이 논란을 더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탄핵에 해당되느냐를 따져보는 방송도 나왔다. 조영민 채널A 기자는 '뉴스A' 스튜디오 출연해 명태균 이슈가 김건희 여사를 통한 특검 수용 공세에서 이번 녹취파일 공개를 기점으로 타깃은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육성을 공개하고, 대통령의 직접적인 위법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조 기자는 “(민주당에) 따로 들어보면 한결같이 이 '탄핵'이라는 단어를 말한다”고 전했다. 탄핵사유 여부를 두고 조 기자는 '윤 대통령의 신분'에 대한 대통령실과 야당의 시각차, 위법적 행동이냐를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를 각각 소개했다.
조 기자는 “이재명 대표가 의원들에게 사실상 동원령을 내릴 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11월 이 대표 1심과 맞물려 대통령 탄핵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 쪽에서는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여당의 이탈표가 필요한데, 그 이탈표를 만드는 건 불붙은 민심이란 것을 이미 박근혜 탄핵 경험으로 봤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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