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 계속 있으면 2군 선수” KIA 21세 국대 좌완은 꽃범호의 아픈 손가락…KS 화려한 부활 기대[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2군에 계속 있으면 2군 선수.”
KIA 타이거즈 왼손 셋업맨 최지민(21)은 최고의 2년차 시즌을 뒤로 하고, 올해 부침이 심했다. 56경기서 3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5.09. 피안타율 0.250에 WHIP 1.83. 갑자기 구속이 약 10km 오르며 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까지 접수, 국대 좌완 파이어볼러 셋업맨으로 떠오른 작년과 확연히 달랐다.
46이닝을 소화하면서 37개의 탈삼진에 44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59⅓이닝 동안 30개의 사사구를 기록한 작년과 확연히 대조된다. 지난 7월 올스타전서도 시즌 초반 볼넷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끝내 이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지휘하다 최지민 얘기가 나오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2023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뛰었고, 두 차례 국가대표팀을 소화했으며, 처음으로 필승계투조로 뛰면서 피로누적이 심했다고 돌아봤다. 그 여파로 제구와 커맨드가 조금씩 무뎌졌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범호 감독은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초반에 잇따라 최지민을 2군에 보내 재정비할 시간을 줬다. 큰 효과는 없었다. 시즌 막판 퍼포먼스만 보면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다. 후반기 11경기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11.81이었다. 현 시점에선 KIA 불펜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결코 최지민을 포기할 생각도 없고, 2군에 방치할 생각도 없다. 왼손 셋업맨이 140km대 후반에서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던지면 무조건 1군용이라고 바라본다. 이미 국가대표 메인 셋업맨까지 오른 투수다. 그는 “선수가 2군에만 계속 있으면 2군 선수”라고 했다.
심지어 이범호 감독은 “2군에서 열흘 조정하고, 다시 올려서 안 좋으면 또 내려서 열흘 있다가 올리면 된다”라고 했다. 최지민이 2군에 머물러야 할 선수가 아니니, 1~2군을 오가게 하는 과정에서 지도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확실히 주전과 백업, 1군과 2군의 경계를 확실하게 치는 스타일이다. 주전, 1군의 테두리에 들어온 선수들에겐 충분히 시간을 주며 인내한다. 정규시즌 후 한국시리즈까지 3주 이상의 시간이 주어진 것도, 최지민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다.
최지민은 9일 상무전서는 투구하지 않았다. 대신 11일 타자들의 라이브베팅 때 마운드에 올랐다. 이범호 감독은 “공은 좋았다. 계속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최지민은 동료 투수들이 라이브피칭을 할 때 캐치볼부터 신중하게 하더니 정재훈 투수코치와도 한참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 모습을 덕아웃에서 지켜본 이범호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지민은 현 시점에서 KIA 왼손 불펜투수들 중 1번 옵션은 아니다. 1번 옵션은 엄연히 2년차 곽도규다. 그러나 최지민은 KIA에 귀한 정통파 파이어볼러 좌완 불펜이다. 이범호 감독은 최지민이 살아날 수 있게 판을 깔아줬다. 최지민이 한국시리즈서 극적으로 부활하면, 프리미어12 대표팀 소집훈련도 기분 좋게 참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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