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한일전 아쉬운 역전패... 이것이 승패 갈랐다

김상화 2024. 10. 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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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김상화 기자]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이 준비한 사상 첫 한일전이 성황리에 열렸다. <골때녀>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를 망라하는 최고 정예 멤버들과 일본 연예인들로 구성된 선수들이 펼친 전후반 30분 경기의 최종 승자는 일본팀이었다.

양팀 합산 7골이 터질 만큼 "닥치고 공격" 모드로 진행된 이번 한일전은 시청자 초청 직관 매치로 열렸을 뿐만 아니라 <골때녀> 최초 약 2시간 30분에 걸친 최대 분량이 편성될 정도로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려퍼질 때까지 좀처럼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팽행한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일본팀이 한끗 차이로 승리를 가져갔다.

조수미 'Champions' 열창... 22년 전 월드컵 떠올린 열전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그동안 <골때녀>에선 올스타전을 중심으로 몇차례 직관 경기를 개최한 바 있지만 이번 한일전 만큼은 분위기가 이전과는 전혀 달랐다. 긴장감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선수가 다수였을 만큼 국가대표 대항전 못잖은 부감감이 선수들을 짓누를 정도였다.

현장의 함성 또한 과거 올스타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을 펼친 동료 선수들조차 엄청난 열기에 놀랄 정도였다. 여성 연예인 축구라곤 하지만 '한일전'이라는 이름값은 그 어떤 A매치 이상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경합에 앞서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가 나와 양팀의 선전을기원하며 'Champions'를 열창했다. 폭발적 고음이 라이브로 울려 퍼지자 경기가 열린 강화도 고인돌 체육관은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20년 이상 구력 자랑하는 일본팀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SNS 상에서 이미 유명 인플루언서로 명성이 높은 '풋볼 스타일러' 마시마 유,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요코야마 등 상당수 일본 연예인은 전문 선수 못지 않게 최대 20년 이상 공을 다뤄온 능력자 중심으로 구성됐다. 국가대표 출신 <골때녀> 감독들조차 단숨에 실력을 알아볼 만큼 화려한 개인기와 패스를 자랑하면서 일본팀은 시작과 동시에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초반 박지안의 푸싱 파울로 얻은 패널티킥을 마시마가 침착하게 차 넣어 선제골을 넣으며 일본팀이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그러나 한국팀은 곧이어 변칙 세트피스로 박지안이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반격에 나섰다. 뒤이어 사오리의 슛, 박지안의 패널티킥이 번갈아 득점으로 연결돼 전반전은 2대 2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역시 용호상박의 경기로 진행됐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한국팀의 서기가 밀어넣기로 달아나는 점수를 냈지만 일본팀 사오리의 동점골이 곧바로 터졌다.

팽팽했던 경기의 추는 중간 패스를 가로챈 마시마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 한방으로 기울고 말았다. 동점을 만들기 위해 한국팀은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두터운 일본팀 수비벽을 뚫지 못해 3대 4로 아쉽게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이거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오랜 기간 쌓여진 구력 차이를 극복하기엔 한국팀으로선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특히 몇 차례의 실수가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된 상황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시청자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멋진 승부는 두 팀이 함께 만들지만 짜릿한 승리는 단 한 팀이 가져가는 것이 축구"라는 자막처럼, 30분 혼신의 힘을 다해 뛴 선수들로선 씁쓸하지만 한편으론 좋은 경험을 한 경기이기도 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경기를 지켜보던 <골때녀> 감독들 사이에서 "이거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번 한일전은 그동안 진행된 경기 중 가장 박진감 넘쳤다. 2시간 이상 진행된 방송 내용이 결코 아깝지 않을 만큼 화려한 볼거리 또한 선사했다.

비록 첫번째 한일전은 역전패로 끝을 맺었지만 이번 특집을 계기로 <골때녀> 프로그램으로선 한국을 넘어 해외로도 눈을 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획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해외 강팀과의 맞대결, 한일전 리턴매치 같은 더욱 폭넓은 방향성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골때녀>로선 패배 속에서도 값진 수확을 건진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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