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랜더스’ 한 달 내로 결정, 아직 실질적인 협상 없다···FA 시장 나오면 아무도 장담 못 한다 [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우리 팀을 상징하는 선수다.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까지 딱 한 번 만났다. 만난 자리에서도 계약 규모에 대한 제안은 없었다.”
서로 같은 곳을 바라봤다. 하지만 시즌 종료 시점까지 진전된 것은 없다. 선수측은 지난겨울부터 비FA다년계약을 요청한 만큼 아쉬움이 크다. 그런데 아쉬움 속에서 가치는 더 커졌다. FA 시장에 나온다면 최대규모 계약을 맺을 확률이 높다. FA를 앞둔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 타자 최정(37). 그리고 지난 1일 2024시즌을 마친 SSG 구단 얘기다.
급한 쪽은 SSG다. 아쉽게 시즌을 마쳤는데 마냥 아쉬워할 수 없다. 5위 결정전 2점차 리드에서 아웃카운트 6개를 채우지 못해 시즌이 끝났지만 곧바로 2025년을 바라봐야 한다.
약 한 달 후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최정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최형우 강민호 나성범 손아섭이 그랬던 것처럼 FA 시장에 나온 프랜차이즈 슈퍼스타의 유니폼이 바뀌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SSG의 과제도 최정 잔류다. 최정이 FA로 공시되기에 앞서 최정을 다년계약으로 눌러 앉힐 필요가 있다.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과 다년계약을 맺은 것처럼 시장에 나오기 전에 붙잡으면 ‘최정 이적’이라는 변수는 사라진다. 통산 495홈런 타자가 KBO리그 최초 500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의 유니폼도 SSG 랜더스가 된다.
SSG 구단도 최정 잔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SSG 김재현 단장은 지난 2일 “최정은 우리 팀을 상징하는 선수”라며 “(FA에 앞서 계약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다년계약을 맺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최정 측과 다년계약 협상을 했나’는 질문에는 ‘일단 한 번 만났다. 앞으로 계속 만날 것이다. 계속 만나면서 얘기가 진전되지 않겠나”고 답했다.
사실상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정 에이전트 또한 지난달 중순 SSG 관계자와 만났다고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협상은 없었다.
최정 에이전트는 “SSG 구단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시점은 추석 후였다. 그때 딱 한 번 만났다. 만난 자리에서도 계약 규모에 대한 제안은 없었다”며 “의미가 없는 자리였다. 우리는 지난겨울부터 다년 계약 협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협상이 없다. 구단이 명분 쌓기용으로 만남 횟수를 채우는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과정을 밟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데드라인은 명확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시리즈 종료 5일 이내에 FA 자격을 얻은 선수를 공시한다. 이때까지 SSG가 최정과 다년계약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시장 진출이다. SSG 외에 최정을 바라보는 구단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나오면 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타선 업그레이드를 노리는 팀이 최정을 탐내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보여준 모습만 봐도 그렇다.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 0.978을 기록했다. 여전히 최고 수준의 우타자이며 수준급 3루 수비를 펼친다. 조기 시즌 종료 위기에 처한 SSG를 구원한 것도 최정이었다. 144번째 경기인 문학 키움전에서 홈런 두 방 포함 3안타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KT와 최초 5위 결정전에서도 홈런 포함 안타 2개로 공격을 이끌었다.
SSG 미래 구상에도 최정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적극적으로 젊은 선수를 기용했고 어느 정도 성과도 냈다. 마무리 조병현부터 내야수 정준재, 그리고 박지환 등이 청라 시대 주역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런데 젊은 선수만으로 리빌딩을 이룰 수 없다. 리빌딩 과정에서 베테랑이 기둥 구실을 해야 한다. 신구조화가 있어야 리빌딩도 완성된다. 김 단장도 “인위적인 리빌딩은 없다. 자연스럽게 돼야 한다.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젊은 선수가 꾸준히 올라오는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구단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최정 같은 대형 선수는 모그룹이 움직여야 한다. 대형 FA 계약 대부분이 그렇듯 모그룹에서 지원해야 구단도 계약서를 내민다.
앞으로 한 달이 매우 중요한 SSG다. 다음 시즌은 물론 2028년부터 시작하는 청라돔 시대를 고려해도 그렇다. 청라돔에 최정 등번호 ‘14번’이 영원히 남을 수 있을지. 앞으로 한 달 내로 결정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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