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기록 행진 신바람…베테랑 최정·손아섭 누적으로 화답
SSG 최정 역대 최다 홈런, NC 손아섭 최다 안타, KIA 양현종 최다 탈삼진 '정복'
롯데 레이예스는 리그 마지막 날 2안타 몰아쳐 202안타로 단일 시즌 신기록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사상 최초로 '천만 관중' 시대를 연 2024시즌 프로야구는 그라운드에서도 숱한 대기록이 쏟아졌다.
최정(SSG 랜더스)의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최다 탈삼진 신기록 등 풍성한 기록 속에서도 가장 큰 화제가 됐던 건 프로 3년 차 내야수 김도영(KIA)의 대폭발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장타율(0.647)과 득점(143)까지 타격 2관왕에 올라 리그에서 유일한 '다관왕' 선수가 됐다.
여기에서 그쳤다면 그저 유망주가 잠재력을 터트린 한 해였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가 2024년 내디딘 발자국은 KBO리그의 역사가 됐다.
4월 한 달 동안 홈런 10개와 도루 14개로 사상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 클럽에 가입한 김도영은 전반기에 호타준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새겼다.
또한 7월 23일 광주 NC전에서는 단타-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에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성공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김도영은 8월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역대 9번째이자 역대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최소 경기(111경기) 30홈런-30도루 고지까지 정복했다.
김도영에게 남은 고지는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만이 달성했던 40홈런-40도루 기록이었다.
KIA는 7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에는 김도영을 꾸준히 1번 타자로 기용하며 대기록에 도전하도록 도왔다.
김도영은 도루 40개는 어렵지 않게 채웠지만, 결국 38홈런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김도영의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이다.
여기에 그는 21세 이하 최연소 최다 홈런, 최연소 100타점-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까지 곁들이며 202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리그 최다 안타 타이틀을 차지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빅터 레이예스는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 현 KIA·201안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200안타 고지를 정복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 200안타는 최초 기록이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은 레이예스는 1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안타 2개를 추가해 서건창이 보유한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201개)을 넘어 202안타로 시즌을 마쳤다.
서건창이 201안타를 세운 2014년으로부터 10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야 신기록이 탄생한 것이다.
힘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NC 내야수 데이비슨은 46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해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wiz·47개)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SSG 랜더스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타율 0.360으로 타격왕, LG 트윈스 내야수 오스틴 딘은 132타점으로 타점왕으로 등극하며 팀이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바를 100% 충족했다.
LG 외야수 홍창기는 0.447의 출루율로 2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출루왕에 올랐고 두산 베어스 외야수 조수행은 64차례 베이스를 훔쳐 데뷔 첫 도루왕에 올랐다.
투수 부문에 걸린 6개의 타이틀은 다관왕 없이 여러 선수가 골고루 나눠 가져갔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두산 곽빈은 나란히 15승을 거둬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국내 선수가 공동 다승왕에 오른 건 2009년 조정훈(전 롯데), 윤성환(전 삼성·이상 14승)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에는 아킬리노 로페즈(전 KIA)까지 3명의 선수가 14승으로 다승왕 타이틀을 가져갔는데, 국내 선수끼리 공동 다승왕을 수확한 건 2001년 신윤호(전 LG), 손민한(전 롯데·이상 15승) 이후 23년 만이다.
투수 4관왕에 도전하던 NC 카일 하트는 시즌 막판 부진으로 탈삼진(182) 타이틀 하나만 가져갔고, 평균자책점과 승률은 각각 제임스 네일(KIA·2.53)과 박영현(kt·0.833)에게 넘겨줬다.
구원승으로만 시즌 10승을 채운 박영현은 2005년 오승환(삼성) 이후 구원 투수로는 19년 만에 승률왕에 올랐다.
KIA 정해영은 31세이브로 데뷔 첫 세이브 1위에 올랐고, 올해로 프로 22년 차인 SSG 노경은은 38홀드로 최고령 홀드왕을 차지했다.
이들이 올 한해 그라운드에서 소중한 흔적을 남겼다면, 최정(SSG)과 손아섭(NC), 양현종(KIA)은 오랜 시간 KBO리그를 지켰다는 훈장과도 같은 역대 최다 기록을 수립했다.
최정은 4월 24일 부산 롯데전에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468개)을 수립했다.
또한 손아섭은 6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2천505번째 안타로 박용택(전 LG)이 보유했던 KBO 통산 안타 1위 타이틀을 가져갔다.
여기에 양현종은 8월 21일 광주 롯데전에서 2천49번째 삼진을 빼앗아 송진우(전 한화)를 넘어 탈삼진 1위가 됐다.
이들의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정은 495홈런으로 시즌을 마쳐 다음 시즌 500홈런 정복을 눈앞에 뒀고, 손아섭은 통산 2천511안타로 시즌을 마감했다.
양현종도 송진우를 뛰어넘은 뒤 꾸준히 삼진을 적립해 이제 2천76개가 됐다.
이밖에 두산은 파리 올림픽이 한창이던 7월 31일 광주 KIA전에서 30-6으로 승리해 KBO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롯데는 6월 25일 부산 KIA전에서 1-14로 끌려가다가 잠시 15-14로 역전해 KBO리그 역대 최다 점수 차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롯데와 KIA는 15-15로 비겼다.
역대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친 올해, 프로야구 역시 폭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8월 2일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LG-롯데전이 KBO 역사상 최초로 폭염 취소됐다.
KBO 사무국은 내년부터 7월과 8월 폭염을 고려해 일요일과 공휴일 경기 시작 시간을 17시에서 18시로 늦추기로 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올해 프로야구는 야구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9월 15일에 역대 최초로 1천만 관중을 돌파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인 1일 롯데-NC전까지 1만7천891석이 매진되면서, 올해 프로야구 최종 관중은 1천88만7천705명이 됐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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