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일관' 축구협회, '큰 산' 넘겼다 생각하면 오산…감독 선임 감사 발표·국정감사 등 첩첩산중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국회 현안질의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전략을 택했는데, 다가올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선택이었다.
24일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현안 질의에 축구협회에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홍명보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등이 참여해 국회의원들과 질의를 주고받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문체위는 보충 질의와 추가 질의를 거쳐 재추가 질의까지 진행하며 8시 20분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축구협회는 질의 내내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문체위가 열리기 전부터 국회 요구에 불성실한 자료 제출로 응답하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 그 행태를 지적했으며, 현안 질의가 시작되기 전에도 여러 문체위원들의 입을 통해 개인 정보를 이유로 축구협회가 자료 제출을 소홀히 했음을 비판했다.
질의 시작 후에도 축구협회는 의문점을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 회장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위법이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고, 그 예시를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 들며 그와 같은 방법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말했다. 이미 여러 매체 보도와 이날 문체위를 통해 반박된 내용으로 사실상 1순위 이하를 정하는 것만 같았을 뿐 논의의 질이나 최종 협상 과정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건 잘 알려져있다. 특히 홍 감독은 이렇다 할 면접 절차 없이 이 이사가 면담으로, 부탁해서 데려왔음을 축구협회 측이 여러 루트를 통해 인정했다.
또한 4선 불출마에 대한 압박에도 정 회장은 침묵에 가까운 답변만 반복했다. 여러 의원이 계속해서 정 회장이 물러나야 할 시기라고 언급해도 "심사숙고하겠다"는 말로 갈음했다. 최초에는 "내 미래는 역사가 평가하지 않겠나"라는 황당한 발언도 했다. 그밖에 자신에게 던져진 다른 의혹에도 정 회장은 '확인해보겠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이어갔다.
정 회장뿐 아니라 이날 출석한 다른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모르쇠를 쓰기는 마찬가지였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지 않았고, 행정적 착오가 있었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행정적 착오로 인한 임명장 부재가 아니었다. 정관상 권한이 없는 7인 미만 전강위에서, 정관상 대행이 불가능한 기술위원회 소속 이 이사가 전강위원장을 맡아, 아무런 면접 절차나 대동 인원 없이 홍 감독에게 부탁해 불공정하게 선임을 완료한 게 핵심이다. 심지어 홍 감독은 "이 문제로 사임할 생각은 없다"며 감독 선임 과정은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난 일이라고 답했다.
이 이사와 정 전 위원장은 발언할 때마다 이전 발언과 모순되는 말을 하며 스스로를 구렁텅이에 빠뜨렸다. 이에 이 이사는 자진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자신이 잘못한 게 없고 국회 증거가 정황상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읍소했다. 이에 전재수 문체위원장이 특별 발언 시간까지 마련해줬으나 이 이사는 마지막 발언 기회에 '잔디 문제'를 거론하면서 스스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날렸다.
전 위원장이 "여야 의원들이 이견 없이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10년 가까이 국회 있으면서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고 할 만큼 축구협회는 질의 내내 곤란을 겪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질의 종료 후에도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 설명해드린다는 걸 잘에표현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축구협회는 큰 산을 넘은 게 아니라 그저 작은 언덕을 하나 넘었을 뿐이다. 오는 10월 2일에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밝힌 대로 감독 선임에 대한 감사 결과가 먼저 발표될 예정이며,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10월 22일에는 대한체육회 국정감사 다시 한번 소환돼 지금보다도 강한 질의를 받아야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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