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오승환보다 심하다...'5G ERA 14.33' 백정현, 불펜 전환도 글쎄→삼성 좌완 고민에 '한숨'

신희재 2024. 9. 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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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불펜도 불안하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37)이 가을야구를 앞두고 지독한 슬럼프를 이어갔다. 좌완 부족에 시달린 삼성은 고민이 더욱 커졌다.

백정현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 4회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KT에 5-12로 크게 패했다.

백정현이 올 시즌 첫 구원 등판에서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앞서 백정현은 8월 말부터 4경기 연속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허용해 삼성에 고민을 안겼다. 좌완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삼성은 베테랑 백정현이 꼭 필요했기에 계속해서 믿음을 보였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삼성은 백정현을 선발 대신 불펜으로 기용하면서 가을야구를 앞두고 새로운 실험에 들어갔다.

백정현은 삼성이 4-3으로 앞선 4회 말 등판 기회를 잡았다. 전날 8-6 승리를 거둔 삼성은 이날도 경기 초반 타선이 KT 에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하면서 2연승을 앞뒀다. 삼성은 경기 중반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백정현을 투입해 승기를 굳히려 했다.


출발은 괜찮았다. 백정현은 첫 타자 오윤석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심우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멜 로하스 주니어를 슬라이더 3개로 삼구 삼진 처리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2사 1루에서 백정현은 김민혁에게 볼넷, 장성우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오재일을 투수 땅볼로 유도해 간신히 4회를 마무리했다.

4-4로 팽팽한 5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백정현은 퐁당퐁당 경기력을 이어갔다. 강백호를 2루 땅볼로 잡았지만, 황재균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배정대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백정현은 2사 1루에서 김대우에게 뒤를 맡기고 등판을 마무리했다. 김대우가 연속 안타로 무너져 황재균이 홈을 밟았고, 삼성이 경기를 뒤집지 못하면서 백정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KT전을 마친 백정현은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 6승 5패 53탈삼진 평균자책점 5.99(76⅔이닝 51자책)에 머물러 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패를 기록했던 2022년(4승 13패 평균자책점 5.27)보다 더 좋지 않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4.33(16⅓이닝 26자책)으로 급격하게 무너져 우려를 자아냈다. 백정현의 14.33은 연이은 블론세이브로 비판을 받았던 7월 오승환(12.15)보다 좋지 않은 기록이다. 마무리 오승환의 부진으로 삼성이 꽤 흔들렸던 걸 생각하면 예삿일로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2위로 플레이오프행이 유력한 삼성은 좌완이 부족한 대표적인 팀 중 하나다. 삼성은 올 시즌 1군에서 왼손 투수로 이승현, 백정현, 이승민, 이상민, 최채흥, 최성훈, 이재익을 기용했다. 후반기로 한정하면 이승현, 백정현, 이상민, 최채흥까지 단 4명뿐이다.

그런데 이 4명도 정상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는 1명밖에 없다. 선발 자원인 이승현과 백정현은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못 했다. 불펜으로 나선 최채흥도 피OPS가 0.923에 달할 만큼 흔들림이 잦았다. 후반기에만 7홀드를 기록한 이상민이 없었다면 좌완이 전멸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삼성은 가을야구에서 3위 LG 트윈스 내지 1위 KIA 타이거즈와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LG는 왼손타자 위주의 타선으로 유명한 팀이다. KIA는 김도영을 제외한 세 명의 홈런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최형우-나성범이 모두 좌타석에 선다.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좌완을 찾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상수로 여겼던 백정현이 고전하면서 삼성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OSEN,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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