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우승)결정되지 않을까요?” KIA 수원 or 인천 or 잠실에서 축포? 꽃범호 하얀 거짓말쟁이 ‘위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광주에 와야 (우승) 결정되지 않을까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본의 아니게(?) 거짓말쟁이가 될 위기다. 이범호 감독은 1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 매직넘버 완전소멸 시점을 두고 위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
KIA는 12일 경기를 앞두고 매직넘버 6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당시 기준 롯데전과 14~1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은 말할 것도 없고, 16일 수원 KT 위즈전,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치러도 매직넘버를 완전히 소멸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1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으로 시작될 홈 최종 4연전서 축포를 터트릴 것으로 내다봤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우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매우 잘 나간다. KIA도 연승 중이지만, 알고 보면 삼성도 후반기 페이스가 꾸준하다. 박찬호는 삼성을 두고 “진짜 미쳤다, (KIA 선수들이)다 그런 얘기를 한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도 삼성이 잘 나가고, 까다로운 팀이라고 인정했다.
더구나 KIA는 15~16일 키움을 상대로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만난다. 이범호 감독은 16일 경기서 KT가 웨스 벤자민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 선발투수들이 만만치 않아서 승수 쌓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의 발언 이후 KIA는 사흘간 매직넘버 3개를 소멸했다. 우선 12일에 롯데를 10-0으로 완파했다. 14일에 후라도에게 예상대로(?) 고전했지만, 키움 마무리 주승우를 공략해 짜릿한 역전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여기에 삼성이 인천 SSG 랜더스전서 지는 행운도 누렸다. 하루에 매직넘버 2개를 없앴다.
결과적으로 이범호 감독의 말과 달리, KIA는 수도권 3연전서 축포를 터트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KIA가 15일 경기서 헤이수스에게 막혀 지고, 삼성이 SSG를 잡으면서 매직넘버 3을 유지한 채 수도권을 가도 그렇다. KIA가 16~19일까지 수도권 3연전을 치르는 동안 삼성도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8~19일 수원 KT 위즈전을 치른다.
두산과 KT는 5위를 확정한 게 아니다. 아울러 4위, 여차하면 3위 공략 가능성까지 넘본다. 삼성으로서도 쉬운 일정이 아니다. KIA가 15일 경기서 매직넘버를 1개만 줄이더라도 수도권 3연전 기간에 축포를 터트릴 가능성이 더더욱 커진다.
이범호 감독의 보수적인 예상과 함께, 대투수 양현종도 홈에서 홈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 수도권 3연전서 홀가분하게 대업을 달성하고 홈으로 돌아가는 게 여러모로 낫다. 홈 최종 4연전 중 2경기가 삼성이다. 우승을 확정하지 못한 채 삼성과의 2경기마저 꼬이면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흐를 수 있다.
또한, 한국시리즈 직행을 하루 빨리 확정해야 그만큼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시간이 길어진다. 물론 한국시리즈 준비기간이 길다고 우승이 보장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베테랑들은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고, 불펜은 이의리와 윌 크로우의 시즌아웃 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다. 우승을 확정하면 홀가분하게 개개인의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다.
어쩌면 KIA 팬들은 이범호 감독의 발언이 하얀 거짓말(?)이길 바랄 수도 있다. 감독은 본래 보수적으로 팀을 운영해야 한다. 그땐 그렇게 말하는 게 당연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