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자금 차단"…주택 시장은 또다시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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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투기성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는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차례로 중단하고 나섰다.
무리한 전세자금대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인데, 일부 지역의 전월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집값 추가 상승 불안감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수요자는 갭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중단은 무리하게 투자하는 수요자는 지금 주택을 구매하지 말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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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감소로 전월세 가격 상승 유발" 우려도 제기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은행권에서 투기성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는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차례로 중단하고 나섰다. 무리한 전세자금대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인데, 일부 지역의 전월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은 차례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대출 실행일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등을 제한해 주택을 매수하는 동시에 전세자금대출을 시행해 잔금을 치를 수 없는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을 대출받아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를 쉽게 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9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과 별개로 전세자금대출까지 옥죄는 이유는 치솟고 있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3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8% 올라 22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당국에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전셋값 상승 여력을 최소화하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부동산 가격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영끌족을 향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사실 한국부동산원 기준 8월 3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0% 올라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66주 연속 상승세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일부 수요자가 매매 시장으로 이동해 매매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은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출을 이용한 투자 수요가 꾸준한 만큼 갭투자 차단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매수자의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 주택 거래 중 전세금을 승계한 갭투자 비중은 39.4%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8.4%보다 10%포인트(p)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집값 추가 상승 불안감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수요자는 갭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중단은 무리하게 투자하는 수요자는 지금 주택을 구매하지 말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다만 서울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갭투자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감소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KB부동산이 조사한 8월 3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4.40으로 2021년 10월 4주(147.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100을 넘으면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더 많다는 의미로 서울 전세 매물이 수요 대비 부족한 수준임을 뜻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주택시장은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격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라면서 "입지가 좋고 주변에 일자리가 많은 지역은 꾸준히 수요가 유입되는 만큼 매물이 더 줄어들 경우 전셋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전세에 머물러 있던 수요가 전셋값 상승 여파로 월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주택 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매와 전세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자가 더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송 대표는 "전셋값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한 상황에서 전세 규제가 나오면 수요가 매매와 월세로 이동하면서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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