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36승 거물’ KIA 라우어 데뷔전 망쳤다, 강민호-박병호에 홈런 허용… 3⅓이닝 4실점 조기 강판 '최고 151㎞'

김태우 기자 2024. 8. 1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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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어는 3⅓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2피홈런) 2개의 4사구, 2탈삼진을 기록하며 KBO리그에서의 첫 경기를 마쳤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팀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 것도 있었다. ⓒ연합뉴스
▲ 라우어는 3⅓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2피홈런) 2개의 4사구, 2탈삼진을 기록하며 KBO리그에서의 첫 경기를 마쳤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팀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 것도 있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대권에 진지하게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KIA는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윌 크로우의 팔꿈치 부상, 캠 알드레드의 극단적인 좌우 스플릿에 고민하던 KIA는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좌완 에릭 라우어(29)와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하고 유니폼을 입혔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수(2022년)를 기록하는 등 경력만 놓고 보면 한국에 올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팔꿈치·어깨 부상으로 2023년 구속이 크게 떨어지는 등 고전했고, 올해는 휴스턴 산하 트리플A에만 머물렀다. 당초 한국행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던 라우어는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 생활이 계속되자 KBO리그를 돌파구로 삼았다. 꾸준하게 구애를 보낸 KIA의 손을 잡았고, 정식 계약에 이르렀다.

트리플A에서 올해 선발로도 꾸준하게 던진 라우어는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불펜 피칭을 했다. 패스트볼·커터·체인지업을 섞어 총 30구를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6㎞를 기록했다. 한국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빠르게 선발 등판을 잡았다. 9일 취업 비자 발급이 완료되자 KIA는 11일 광주 삼성전 선발로 라우어를 예고했다.

첫 등판인 만큼 성적보다는 컨디션, 그리고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몰렸다. KIA가 라우어를 11일 삼성전에 투입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었다. 이날 등판하면 다음 주 토요일 LG전에 다시 나설 수 있었다. 삼성과 LG는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팀으로, 가을 무대에서 KIA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만큼 라우어가 두 팀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향후 대응이 달라질 수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삼성 같은 경우는 굉장히 좋은 팀이고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하고 붙었을 때 라우어의 힘이나 그 선수들을 상대하는 모습을 체크해야 한다”면서 “삼성전에 던지면 LG전에 던지기 때문에 두 경기에서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을 해두고, 나중에 상황이 됐을 때 어떤 공략을 해야 할지 분석 팀들이 분석을 해서 그 팀들과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삼성과 LG랑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다음에 붙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을 해두는 게 나중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라우어의 투구 수로 80~90개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라우어가 초반에 힘을 얼마나 쓰는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투수 교체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생각보다는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타점은 높다면서 경계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영상은 있어도 직접 보는 첫 팀이 됐다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박 감독은 “한국에서 다른 팀이랑 던졌을 때는 이제 분석이나 이런 게 좀 들어간 상태에서 대처하는 것인데 그래도 영상만 이렇게 보고 했을 때와 다르다”면서 “아시아 야구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것도 좀 봐야 될 것 같고 ABS존도 이제 처음 이제 겪는 또 투수니까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것도 우리가 좀 눈여겨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 타자들의 적응력은 예상보다 더 좋았다.

▲ 전체적으로 구속은 기대 이상이었고, 우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제구는 역시 메이저리그 클래스였다. 포심의 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했던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커터의 움직임도 나쁘지는 않았다. 등판이 거듭되면서 더 좋아지는 컨디션도 기대할 수 있다. ⓒ연합뉴스
▲ 커터 이외의 변화구를 더 장착해야 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여기에 커터가 가운데 몰리는 점이 있었다는 점은 보완점이었다. 이날 체인지업과 커브를 던지기는 했지만 커맨드가 썩 좋지는 않아 헛스윙을 많이 유도하지는 못했다. ⓒ연합뉴스

1회는 좋았다. 라우어는 지난 2년간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좋을 때는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 이상이었지만, 최근 2년간은 145~146㎞ 수준에 머물렀다. 팔꿈치 염증 부상도 있었고 2023년에는 던지는 팔은 아니지만 오른 어깨 부상으로 밸런스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날 1회에는 전광판 기준 시속 152㎞까지 나오며 기대 이상의 구속을 선보였다.

투구에는 힘이 있었다. 여기에 140㎞대 초반의 커터를 던지며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갔다. 마지막 순간에 살짝 꺾이는 커터의 각은 좋았다. 1회 선두 김지찬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이어 김헌곤을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구자욱은 느린 커브를 던져 타이밍을 뺏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팀 타선도 라우어를 지원했다. 1회 2사 후 나성범의 우중간 선제 투런포에 힘입어 먼저 앞서간 KIA는 이어 소크라테스가 우전 안타를 쳤다. 여기서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이를 뒤로 빠뜨리며 소크라테스가 3루까지 갔다. 김선빈이 중전 적시타로 뒤를 받쳐 3-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삼성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라우어는 2회 선두 타자 강민호와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높은 쪽 커터가 통타당했다. 높기는 했지만 가운데 몰리는 것이 아닌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공이었는데 최근 타격감이 절정인 강민호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라우어는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이재현에게 볼넷을 내줬다. 스트라이크와 볼 편차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이재현이 공을 잘 골랐다. 이어 이재현이 도루로 2루에 갔고, 박병호가 가운데 몰린 커터를 잘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쳐 1점을 더 뽑았다.

라우어는 류지혁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이성규를 우익수 방면 뜬공으로 유도했으나 이번에는 수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우익수 나성범과 2루수 김선빈이 모두 이 공을 잡지 못한 것이다.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김지찬에게는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했는데 여기서 유격수 박찬호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며 2사 1,3루를 허용했다. 다만 이미 빠른 견제 동작을 보여준 라우어는 김지찬을 견제로 잡아내고 2회를 어렵게 마쳤다. 2회까지 투구 수는 49개에 이르렀다.

3-3으로 맞선 3회 김헌곤은 삼진으로 잡아냈다. 구속이 1·2회보다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패스트볼의 제구는 좋았다. 이어 구자욱의 유격수 내야 안타 때 송구 실책이 나오며 구자욱이 2루까지 들어가 다시 수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 다만 강민호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김영웅의 강한 타구를 중견수 최원준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실점하지는 않았다.

3-3 스코어가 이어진 4회에는 선두 이재현을 하이패스트볼을 통해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박병호에게 던진 커터가 한가운데 몰리면서 좌월 역전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류지혁에게는 우익수 옆 2루타를 허용했고, 이성규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1사 1,2루에 몰렸다. 구속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 1회부터 힘을 많이 쓴 편이었다. 여기서 더 물러설 수 없었고, 모든 불펜 투수들이 다 나갈 수 있는 KIA는 좌완 김대유를 올리며 라우어의 첫 등판은 이렇게 끝났다.

이날 라우어는 3⅓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2피홈런) 2개의 4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KBO리그에서의 첫 경기를 마쳤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팀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 것도 있었다. 포심 최고 구속은 151㎞가 나왔고, 평균은 147㎞였다. 포심 28구, 커브 9구, 체인지업 5구, 커터 32구를 던졌다.

전체적으로 구속은 기대 이상이었고, 우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제구는 역시 메이저리그 클래스였다. 포심의 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했던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커터의 움직임도 나쁘지는 않았다. 등판이 거듭되면서 더 좋아지는 컨디션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커터 이외의 변화구를 더 장착해야 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여기에 커터가 가운데 몰리는 점이 있었다는 점은 보완점이었다. 이날 체인지업과 커브를 던지기는 했지만 커맨드가 썩 좋지는 않아 헛스윙을 많이 유도하지는 못했다. 전체적인 피치 디자인도 한국 특성에 맞게 조금 더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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