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 복서 켈리프, 여성성 논란 견뎌내고 金메달[파리 2024]

우지은 기자 2024. 8. 1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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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Y 염색체를 가진 복싱선수 이마네 켈리프(26·알제리)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올림픽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켈리프는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양리우(32·중국)를 상대로 5-0(30-27, 30-27, 30-27, 30-27, 30-27) 판정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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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66㎏급 결승전서 5-0 판정승
버스비 위해 고철 등 팔며 꿈 키워
[파리=AP/뉴시스] XY 염색체를 가진 복싱선수 이마네 켈리프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올림픽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사진은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켈리프가 양리우를 꺾고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 2024.08.10.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XY 염색체를 가진 복싱선수 이마네 켈리프(26·알제리)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올림픽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켈리프는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양리우(32·중국)를 상대로 5-0(30-27, 30-27, 30-27, 30-27, 30-27) 판정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내내 계속된 성별 논란과 비난을 견뎌내고 복싱 최강자로 우뚝 섰다.

우승한 켈리프는 알제리 국기를 흔들었고, 하늘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기도 했다.

그의 금메달은 알제리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이다.

켈리프는 경기 후 취재진에게 "정말 행복하다. 올림픽 챔피언은 내 8년 동안의 꿈이었고 이제 올림픽 챔피언이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8년 동안 잠도 못 자고 피곤함에 지친 채로 훈련했다"며 "나를 응원하러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파리=AP/뉴시스] 켈리프는 복싱 체육관까지 매일 버스로 10㎞를 이동하고, 고철을 팔아 버스비를 마련하며 꿈을 이어갔다. 사진은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켈리프가 양리우와 경기하고 있는 모습. 2024.08.10.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마이인포에 따르면 켈리프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복싱 경기를 관람한 뒤 복싱의 꿈을 키웠다. 그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복싱 체육관까지 매일 버스로 10㎞를 이동하며 꿈을 이어갔다.

그와 그의 어머니는 버스비를 마련하기 위해 재활용 고철 등을 팔기도 했다.

그렇게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켈리프는 5위를 기록했고, 3년 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켈리프는 이번 대회에서 16강전을 제외하고 모두 5-0으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지난 1일 열린 16강전은 경기 시작 46초 만에 상대인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의 기권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악수를 거부한 뒤 "한 번도 이런 펀치를 느껴본 적이 없다"는 카리니의 발언과 이례적인 기권에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여성 경기에 출전해도 되냐는 비판이 일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부터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작가 J.K. 롤링, 여성 인권 운동가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파리=AP/뉴시스] 대회 내내 계속된 성별 논란과 비난을 견뎌내고 복싱 최강자로 우뚝 섰다. 사진은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66㎏급 메달 시상식에서 금메달리스트 켈리프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2024.08.10.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반복해서 켈리프의 여성 경기 출전을 지지하고 나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켈리프는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자랐다. 여권에도 여성으로 나와 있다"며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켈리프도 AP통신 스포츠 영상 파트너 SN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별에 대한 오해가 불러온 비난은 사람들을 파괴할 수 있고 사람들의 생각과 정신, 마음을 죽일 수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고 호소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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