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우민 "영광스럽지만 아쉽다…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가야죠"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우민(22·강원도청)은 남자 계영 800m 결승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동료들을 한 명씩 다독였다.
"사실 저도 경기 직후에는 울컥했다"고 털어놓은 김우민은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우리가 3년 동안 노력한 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그 노력이 빛을 볼 것"이라고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 실패가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에 지렛대가 되길 바랐다.
3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 김우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 순으로 역영한 한국은 7분07초26으로 6위를 했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결승 진출을 일궜지만, 목표로 정했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김우민은 1분44초98로 4명 중 가장 좋은 200m 구간 기록을 찍었다.
다른 동료보다 후회는 덜 남았지만,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남자 계영 800m 메달 획득을 위해 달린 3년의 세월을 떠올리며 허탈함도 느꼈다.
김우민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올림픽 무대에 서고, 한국 수영 최초로 단체전 결승에 오른 건 영광스럽다"고 말하면서도 "계영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고생한 세월이 보상받지 못한 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계영에 집중하고자 개인 종목 800m와 1,500m 출전을 포기한 김우민은 이날 남자 계영 800m 결승을 끝으로, 파리 올림픽 일정을 마감했다.
그의 파리 올림픽은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김우민은 28일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50으로 3위에 올라, 2012년 만에 탄생한 올림픽 수영 한국인 메달리스트로 기록했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 런던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을 따냈다.
김우민이 '우상' 박태환의 뒤를 따르면서 한국 수영의 올림픽 메달은 5개(금 1개, 은 3개, 동 1개)로 늘었다.
김우민은 "올해 2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내가 정말 인정받으려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정말 내게는 올림픽 메달 획득이 간절했다. 이번 대회 동메달 중에 내 메달이 가장 값지지 않을까. 물론 내 위주의 생각"이라고 웃었다.
자유형 400m 메달을 딴 뒤 김우민은 하루 동안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친한 후배이자 룸메이트인 황선우가 29일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9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김우민의 마음도 무거워졌다.
김우민은 "내가 메달을 딴 날, 선우가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선우가 자유형 200m에서 메달을 따서, 둘이 같이 기념 촬영을 하고 싶었는데…"라고 말을 줄인 뒤 "선우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는 걸 잘 안다. 일단 잊고, 계영을 위해 다시 힘내자고 했는데, 계영 결과도 좋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 수영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와 200m, 남자 계영 800m에서 3개의 메달을 노렸는데, 김우민만 목표를 달성했다.
환희와 아쉬움, 동료애 등이 섞인 묘한 감정에 휩싸였던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 개인 종목 일정이 끝난 뒤 후련함을 느꼈다.
이제 파리의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김우민은 "아쉬움은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잠시 잊고, 출국 전까지 낭만의 도시 파리를 즐기려고 한다"며 "에펠탑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서 모나리자도 봤으면 좋겠다"고 '관광객의 마음'을 드러냈다.
물론 자신의 경기 일정이 끝나도 수영에 관한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김우민은 "기록을 만드는 여러 요소 중 한두 가지에 문제가 생겨 계영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지난 3년 동안에도 열심히 훈련했지만, 앞으로는 조금의 빈틈도 없이 준비할 것이다. 계영도, 개인 종목도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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