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보단 해석…'탈주' 구교환·송강, '퀴어 러브라인' 향한 열광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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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속 구교환과 송강의 오묘한 '러브라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지난 3일 개봉한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리는 영화다.
이제훈이 내일을 향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임규남을, 구교환이 오늘을 위한 추격을 벌이는 보위부 장교 리현상을 각각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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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속 구교환과 송강의 오묘한 '러브라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지난 3일 개봉한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리는 영화다. '전국노래자랑'(2013), '도리화가'(2015),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및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등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이다. 이제훈이 내일을 향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임규남을, 구교환이 오늘을 위한 추격을 벌이는 보위부 장교 리현상을 각각 연기했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음에도 공감을 자아내는 지점들이 있다. 자신의 의지대로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 달리는 주인공 임규남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임규남이 기필코 의지를 다해 탈북을 시도하는 과정은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독재 체제가 아니더라도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압박을 느끼는 현대사회 평범한 사람들의 상황과 겹친다. 영화가 품고 있는 이 같은 주요 메시지는 '탈주'를 동시대적이고 세련된 영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또 하나 '탈주'가 갖고 있는 동시대 관객들과 호흡하기 좋은 요소는 '의외의 러브라인'이다. 영화는 자유가 제한된 체제 안의 상황을 그리고 있음에도 현상과 또 다른 인물 선우민(송강 분)의 관계에 묘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어 관객들에게 흥미를 준다. 극 중 송강은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지만, 현상과 과거 모종의 관계를 맺은 듯한 인상을 주는 인물인 선우민 역으로 등장한다. 선우민은 고위층 인사들의 모임에 등장해 현상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볼 뿐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현상을 흔드는 도발적인 대사로 관심을 끈다.
사실 선우민과 리현상의 관계는 '러브라인'이라고 말하기에는 뚜렷하게 드러난 게 없다. 그럼에도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남다른 관계를 암시하는 단서들, 예컨대 영화 속 리현상이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한 선우민의 외국어 이름에 담긴 의미 같은 것들을 확인하며 열광한다. 이는 올해 초 개봉한 영화 '파묘'를 떠올리게 한다. '파묘'는 극 중 사제지간인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의 묘한 관계성이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며 흥행에 일조했다.
한 편의 영화가 흥행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시대라지만, '탈주'는 '파묘'의 성공 사례를 뒤따라갈 가능성이 없지 않은 작품이다. 이스터에그 같은 요소들이 들어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다채로운 겹의 해석을 양산해 낸 '파묘'처럼, '탈주' 역시 감독이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 지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연출자 이종필 감독은 이 같은 관점에서 '탈주'를 "뺄셈의 영화"라고 표현한 바 있다. 결정적인 부분들을 일부러 편집해 관객들이 해석으로 채워놓는 부분이 많기를 바랐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둘의 관계가 무엇이냐, 이 영화는 뺄셈의 영화여서 보는 사람이 채워주길 바라는 의도는 있다"며 "딱 규정하고 싶지 않았다, 저는 모호하게 규정하고 싶다, 그 모호한 점을 드러내면 안 돼서 뺄셈한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밀도로 리현상과 선우민의 관계를 묘사한 이유를 밝혔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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