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영화 80도 견디는 리튬배터리…미국 에너지 서밋에 나온 5대 혁신 기술
IEEE 스펙트럼, 400여 기업 발표 기술 중 5개 선정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고등연구계획원(ARPA-E)이 매년 개최하는 에너지 혁신 서밋 행사가 5월 말 미국 댈러스에서 열렸다. 에너지 혁신 서밋은 에너지 분야의 혁신적인 기술이 소개되는 자리다. 제너피 그랜홈(Jennifer Granholm)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서밋에 참석해 “여기서 만들어지는 기술이 청정에너지의 힘을 발휘하기 위한 경쟁에서 승리로 이끌 것”이라며 “여러분이 미국의 최고의 희망”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번 서밋에서 가장 주목 받은 기술은 뭘까.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테크전문지 ‘IEEE 스펙트럼’은 400여개 업체가 내놓은 기술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기술 5개를 선정했다.
◇극한의 추위를 견디는 가스 리튬이온배터리
샌디에이고의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South 8 Technologies)라는 회사는 액체 용매 대신 액화가스 전해질을 사용해 극한의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선보였다.
기존 배터리는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성능이 저하되고 섭씨 영하 20도에서는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회사가 선보인 가스 리튬이온배터리는 영하 80도까지도 얼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가스 리튬이온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액체 용매 전해질을 어는점이 낮은 산업용 액화 가스로 대체했다. 액화 가스는 배터리 충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사고의 위험도 적다는 게 사우스8의 설명이다.
사우스8의 공동 창업자인 사이러스 로스톰지는 IEEE스펙트럼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북부 미시간주에서 한겨울에 전기차를 운전하면 주행거리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며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사우스8의 리튬이온배터리는 영하 40도에서도 최대 주행 거리를 유지하고,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서서히 성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됐다.
◇액체 냉각수 누출 막고, 광물찌꺼기에서 희토류 찾고
데이터센터는 서버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냉각 기술을 사용한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같은 칩은 특히 에너지 효율이 높은 액체 냉각 기술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액체 냉각 기술이 사고의 위험을 늘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서밋에 참가한 칠다인(Chilldyne)이라는 기업은 누출의 우려가 없는 액체 냉각 기술을 선보였다. 칠다인의 음압 시스템은 액체 냉각수를 튜브를 통해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냉각수 라인이 반으로 잘려도 누출되지 않는다. 냉각 루프 어디든 파손이 일어나면 액체가 누출되지 않고 다시 탱크로 빨려 들어가게 설계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본사가 있는 스타트업 피닉스 테일링스(Phoenix Tailings)는 폐기물을 남기지 않고 광물찌꺼기에서 첨단 기기에 쓰이는 희귀 광물인 희토류 원소를 분리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광물찌꺼기에서 습식 야금법을 통해 희토류 원소를 분리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습식 야금법은 광석 안에 있는 금속분을 액체로 용해시킨 뒤 용액에서 금속을 분리하는 제련법이다. 피닉스 테일링스는 이 기술을 이용해 버려질 예정이던 광물찌꺼기에서 전기차나 풍력 터빈, 제트 엔진 등에 쓰이는 희토류 원소인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을 추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물찌꺼기에서 유용한 금속을 추출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격리하는 공정도 개발했다. IEEE스펙트럼은 “광물찌꺼기에서 유용한 금속을 추출하는 공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보다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더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손실 줄이는 수력 발전 터빈
미국의 에머지(Emrgy)는 농촌 지역을 위한 수력 발전 터빈을 만들었다. 이 회사가 만든 터빈은 로키 산맥의 눈이 녹은 물을 미국 서부의 경작지로 보내기 위해 건설된 관개 용수로에 설치될 예정이다. 관개 용수로는 경작지를 가로지르는 인공 운하와 수로를 말한다.
에머지가 개발한 수력 발전 터빈은 수로 바닥에 놓고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된다. 수로를 따라서 50~100m 간격으로 모듈을 배치하면 곧장 소규모 수력 발전소처럼 작동한다. 100개의 모듈을 설치하면 1㎿(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에머지는 설명했다. 1㎿는 1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휴스턴에 본사가 있는 퀴드넷 에너지(Quidnet Energy)는 새로운 지하 양수 수력 발전 시스템을 소개했다. 지하 깊은 곳에 가압수를 저장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수력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퀴드넷은 지표면 연못에 있는 물을 유수지로 보낸 뒤에 지하 300m 깊이의 우물로 내려보내고 고압 상태로 저장한다. 전기가 필요하면 우물을 열고 압력이 더해진 물을 우물 위로 흐르게 한다. 이 때 물이 수력 발전 터빈을 지나면서 2~8㎿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퀴드넷은 설명했다. 사용된 물은 다음 발전을 위해 지표면 연못에 다시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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