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 2천조 석유가스전 … 천문학적 전후방 경제효과 기대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4. 6. 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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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탐사시추 본격 착수
영일만 앞바다 38~100㎞ 일대
대왕고래광구 등 유망광구 7곳
석유·가스 140억배럴 매장추정
최종확인땐 세계 15위 매장국
정부 "성공률 20%로 높은 편"

◆ 포항 석유가스전 ◆

정부가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발표했다. 3일 영일만에 화물선이 운항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발표한 포항 가스·석유전은 매장량 면에서 한국 자원개발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쓸 만큼 압도적이다. 전 국민이 최장 30년을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와 4년간 쓸 수 있는 석유다.

깜짝 발표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경제성과 재원 조달 방안부터 향후 일정과 변수, 분석기관인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정체까지 5대 궁금증을 살펴봤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있는 심해 석유·가스전은 최대 140억배럴을 기준으로 정부가 추정한 매장 가치가 2000조원을 웃돈다. 올해 우리나라 지출 총 예산 규모인 657조원보다 3배 이상 크다. 계획대로 석유·가스 생산을 본격화하면 천문학적인 전후방 경제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너무 과도하게 기대감을 높일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최대 매장 가능성 140억배럴을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440조~450조원이다. 안 장관 설명을 대입하면 추정 매장 가치는 최대 2200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1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140억배럴 기준으로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평균 가격을 환산하면 1조4000억달러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예상 매장 자원은 가스 75%, 석유 25%다. 가스는 3억2000만t에서 최대 12억9000만t, 석유는 7억8000만배럴에서 최대 42억2000만배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가스 매장량이 최대 예상치인 140억배럴로 확인될 경우 한국은 브라질(127억배럴)을 누르고 15위의 석유 매장국으로 등극하게 된다. 14위 매장국은 252억배럴의 카타르다. 또 아시아에서 13위인 중국(262억배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석유 매장량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시추 기술력의 차이로 석유 매장량과 생산량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원유 도입 규모는 연간 10억배럴에 달한다. 지출한 비용은 약 1000억달러로 1배럴당 도입 단가를 계산하면 대략 100달러로 나온다.

최대치를 기준으로 잡았기 때문에 최종 생산량과 경제 효과 규모는 바뀔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정부가 발표한 최소 매장량은 35억배럴로, 최대 매장량 140억배럴의 4분의 1 수준이다.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은 포항 영일만에서 해상으로 38~100㎞ 떨어진 6-1광구 북쪽과 8광구 일대 심해 지역이다. 이곳에서 총 7개 정도의 유망광구가 발견됐고, 가장 규모가 큰 광구는 대왕고래광구로 전해졌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동해 얕은 바다에서도 총 11번 시추공을 뚫은 끝에 국내 최초의 상업적 가스 생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 번 시추공을 뚫는 데 대략 1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개발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정부 재정 지원과 석유공사의 해외자원 개발 예산을 사용하고, 향후에는 해외 메이저 기업 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발 재원 마련 문제는 대통령실과 정부가 발표 직전까지 고민한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 않은 투자금이 필요한데, 자칫 불확실한 사업에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장관은 "시추선은 확보했다. 올 12월부터 탐사 시추가 실질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1차 탐사 시추 결과는 내년 3~4월 정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매장이 확인되면 2027~2028년께 공사를 시작해 상업적인 개발은 현재로선 2035년 정도면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성공률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저희가 받은 자료에는 20% 정도로 나와 있다. 5번 정도 시추공을 뚫으면 한 번 정도 성공한다는 것으로 굉장히 높은 수치"라며 "동해 가스전은 11번 뚫어서 성공했다"고 밝혔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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