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없이도 맛있는 탕수육…70대 노부부가 51년간 지켜온 비법
이민영의 ‘SNS시대 노포’
건물 외관부터 ‘옛날’ 티가 팍팍 난다. 때가 낀 흰 타일로 덮인 작은 건물 곳곳에는 오래된 글씨체로 “45년 전통” “옛날짜장” “45년 콩국수”라고 씌어 있다. 역시 세월의 때가 묻은 간판에는 “중화요리 옛날중국집 신속배달 45년 전통”이라고 적혀 있지만, 6년 전에 쓴 것으로 보인다. 1973년에 창업을 했으니 지금은 “51년 전통”이 맞다.
창문 밑에는 작은 화분들이 정겹게 놓여있고 그 위에 각종 인증마크가 붙어 있다. “백년가게” “착한가격 모범” “모범위생업소”라는 번듯한 인증마크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성북 제1동 1통5반장댁” “우리 동네 이웃살피미 성북동 등대지기 2호점”라는 지역밀착형 마크, 그리고 창업주 부부의 사진과 소박한 글귀다. “나는 성북동이 너무 좋아요. 내가 여기 이사 와서 어렵게 가게를 꾸렸으니까. 내 역사가 이 마을에 다 있으니까 좋아요”. 이런 마음이 지역주민을 섬기는 봉사로 연결됐는지 지역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기리는 온갖 감사장과 표창장이 실내 가득 붙어 있다.
공중파에 탕수육의 달인으로 나온 만큼, 탕수육을 언급하는 인터넷 후기가 많다. 벽에 붙은 안내문에 의하면 “국내산 1등급 돈등심과 최고급 감자 전분으로” 만드는데, 그래서인지 “고기가 두툼” “겉바속촉”이라는 언급이 많다. “소스 없이 먹어도 고기 튀김 같이 바싹하고 씹히는 맛” “무조건 첫 한입은 소스 안 찍고 먹어봐야 하는 신세계”라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이 동네에서 학교를 다녔던 옛날 단골들은 “옛날맛 그대로”를 느꼈다며 고마워한다.
메뉴(사진2)는 짜장면 6000원, 간짜장 8000원, 짬뽕 8000원. 밥 종류도 많다. 가장 유명한 탕수육은 미니 사이즈가 1만8000원, 큰 사이즈가 2만3000원이다. 탕수육을 시켜 먹다 남으면 포장도 해준다.
이민영 여행·미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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