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워치]J&J '리브리반트', 폐암시장 존재감 '쑥'
렉라자 병용요법은 이르면 상반기 내 승인 결정
존슨앤드존슨(J&J)이 전체 폐암 환자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가 최근 미국에서 유일한 희귀 유전자변이 폐암 표적치료제로 허가받은 데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병용요법이 미 규제당국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승인 예정일이 앞당겨졌기 때문이죠.
유일한 엑손 20번 변이 '표적치료제'
존슨앤드존슨은 이달 초 미 FDA(식품의약국)로부터 리브리반트와 세포독성항암제 2종(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을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이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 Exon(엑손)20번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EGFR 돌연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발견되는 가장 흔한 유형의 유전자 변이입니다. EGFR은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위치에 따라 크게 엑손 18~21번 변이로 구분되는데요. 이 중 엑손 19번과 21번 변이가 전체 중 약 90%로 가장 크며, 20번 변이는 5% 미만의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FDA 승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리브리반트가 EGFR 엑손 20번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유일한 표적치료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리브리반트는 그동안 다케다제약의 '엑스키비티(모보서티닙)'와 함께 엑손 20번 변이 표적치료제 시장의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두 의약품은 모두 2021년 FDA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나 정식 승인을 받기 위해 시행한 임상에서 희비가 엇갈립니다. 엑스키비티가 임상에 실패해 시장에서 철수한 가운데 리브리반트는 성공적인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번에 정식승인을 받게 된 것이죠.
유한양행과 손잡고 '빅마켓' 공략
존슨앤드존슨은 이번 허가로 EGFR 엑손 20번 삽입변이 시장 선두에 서게 됐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입니다. 시장성을 키우기 위해 전체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엑손 19, 21번 변이 치료제 시장 진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EGFR 엑손 20번 삽입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환자의 5% 미만을 차지하는 희귀종으로 환자 수가 제한적입니다.
현재 EGFR 엑손 19, 21번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건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입니다. 타그리소는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효소(티로신 키나제)를 차단하는 원리의 표적치료제인데요.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 약 58억 달러(약 7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1위를 유지했죠.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는 엑손 20번 변이에 특화된 만큼 엑손 19, 21번 변이를 함께 공략할 파트너가 필요했고, 지난 2018년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손을 잡게 됩니다.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같이 엑손 19, 21번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 계열의 약물입니다.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발표한 중간 임상결과에서 타그리소 단독 투여요법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확인했죠. 존슨앤드존슨은 이 결과를 토대로 연초 미 FDA에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지난달 미 FDA가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의약품 허가일정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전망입니다. 통상 의약품 심사기간이 대략 10개월 소요되는 데 반해 우선심사 대상은 이 기간이 6개월로 대폭 단축되기 때문이죠.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로 승인이 이뤄질 경우 존슨앤드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 간의 시장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2022년 279억5200만 달러(약 36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13% 성장해 2025년 427억1200만 달러(56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제약바이오 한 애널리스트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이 승인된 후 타그리소를 위협하려면 많은 의사들이 치료에 참고하는 NCCN(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 선호요법으로 등재되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타그리소는 현재 ADC(항체약물접합체) 등과 병용치료를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어 이 경과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급 줄어도 살 사람 없어…"집값 더 떨어진다"
- '최초', '최고'의 향연…K배터리 3사 신기술 한데 모아보니
- [르포]개포동 리모델링 아파트 직접 보니 "필로티 없었다면…"
- "내년부터 전기차에 LFP 확산…캐즘 넘어 대중화로"
- 화제의 '갤럭시 링', 이런 기능까지 담긴다고?
- HDC현대산업개발, 올해 2.3만가구 '아이파크' 선뵌다
- LG엔솔 이후 '물적분할' 손봤지만, 주주보호 나선 곳 필옵틱스 유일
- '일회용품 제공 금지'…호텔업계, 전전긍긍
-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5' 가격 그대로…중형 전기차 정면승부
- [청기홍기]'밸류업' 열차 탑승한 셀트리온? 자사주 매입에 목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