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진정한 배터리 고수는 누구? '이것'이 가른다

강민경 2024. 2. 23.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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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발 원통형 4680 경쟁, 한·중·일 10여개사 참전
25년만 배터리 기술 직접비교 가능한 벤치마크 주목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4680(지름 46mm·높이 80mm)' 원통형 배터리 개발 및 양산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주요 제조사들이 동일 용량·동일 폼팩터 양산에 뛰어든 것은 과거 1999년경 '1865 원통형' 배터리에 이어 25여 년만, 중대형 배터리 시대로 접어든 이후로는 최초인데요.

그러면며 업계에서는 4680 배터리가 제조사들의 기술력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폼팩터를 기준으로 에너지 밀도 등 평가를 진행했을 때 각사의 기술력을 더욱 정확히 비교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입니다.

마침 중국과 일본 기업들도 잇따라 해당 배터리 양산을 공식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한·중·일 배터리 제조사들의 기술을 하나의 벤치마크로 비교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인 이유입니다. 

LG엔솔·파나소닉, 연내 4680 양산 포문 연다

우열을 따지긴 어렵지만 배터리 업계 내 중대형 기준 원통형은 사실상 비주류에 속했습니다. 각형과 파우치형 대비 단위 용량이 작은데다 소수의 전기차 기업들만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판도를 바꿨습니다. 2020년 테슬라가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때부터 이목이 쏠렸는데요. 현재 BMW·GM·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4680 배터리를 채택하거나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죠. 

4680은 현재 주로 사용되는 2170과 비교해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높습니다. 같은 용량일 경우, 주행거리는 16% 가량 늘어납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원통형 배터리 관련 계획./그래픽=비즈워치

고객사의 취향이 바뀌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노선을 틀었습니다. 그간 각형 또는 파우치형에 집중해왔던 3사 모두 원통형 배터리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우선 LG솔루션은 올해부터 4680을 생산합니다. 이르면 올해 8월부터 양산이 가능하다는 게 김동명 신임 대표의 얘기입니다. 오창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 향후 미국과 중국 공장에서도 4680을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의 세컨드 벤더사인 만큼 올해 양산되는 4680은 테슬라 등에 공급됩니다. 

삼성SDI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천안 공장에서 46시리즈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높이는 80mm로 한정하지 않고 다양하게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6년입니다. 

SK온도 후발주자로 원통형 시장에 참전합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올해 초 CES 2024에서 "원통형 배터리 개발이 상당 수준 진전됐다"며 "고객마다 요구하는 사양이 달라 이에 대응하고자 3개 폼팩터를 모두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테슬라의 퍼스트 벤더사인 일본의 파나소닉도 연내 4680을 선보이고요. 중국의 CATL·BYD·EVE에너지 등도 4680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각사 경쟁력 4680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

이처럼 국내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는 '4680' 배터리 전쟁이 갖는 의미는 단순 개발과 양산을 넘어섭니다.  

과거 1998~1999년경 소형 배터리 양산이 붐을 이룰 땐 주요 제조사들 모두 '1865' 원통형 배터리를 제조하면서 해당 폼팩터가 기술력을 가를 지표 역할을 했었는데요. 이후 중대형 배터리로 흐름이 넘어오면서 각형과 파우치형으로 종류가 늘고 크기도 다양해졌죠. 때문에 지금까지 각사의 기술을 비교 평가할 기준점은 상당히 모호했습니다.

이는 전문가들이 "4680 배터리 개발에 주요 기업들이 모두 뛰어들면서 각사의 기술력을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입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기업들은 모두 자기네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자평하지만 1865 이후 이를 비교할 기준점이 없었다"며 "하지만 '4680 원통형'이라는 동일 용량 및 폼팩터를 기준으로 에너지 밀도 등 기술력 평가가 가능해지고, 나아가 기술력 순위까지 정해지면서 경쟁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차세대 4680규격 원통형 배터리 수요 전망./그래픽=비즈워치

4680에 기반해 향후 원통형 배터리가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원통형이 각형과 파우치형 대비 공정 단계가 적어 양산속도가 빠르고 제조 단가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선 '원통형이 끝판왕'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4680 시장 성장률도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NE리서치는 4680 배터리 수요가 지난해 10기가와트시(GWh)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55GWh, 2030년 65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습니다. 2170에서 4680으로 크기가 커지는 만큼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단계입니다. 원통형은 전극 공정을 마친 양극과 음극을 돌돌 말아야 하는데요. 넓어진 지름에 따라 더 촘촘하게 여러 번 감아야 하다 보니 불량률이 높아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또 음극 부분을 용접하는 기술도 상당히 힘들어 넘어야 할 허들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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