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작년 순익 77% 질주…이래서 시중은행들 군침?

이하은 2025. 3. 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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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3사 작년 순익 점프…지방은행 넘어서
이자이익 대부분이지만 비이자 부문도 성장

작년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4401억원)의 경우 지방은행 1위인 BNK경남은행(4106억원)을 뛰어넘는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순익을 견인한 건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의 이자 이익이었다. 비이자 부문도 비중을 확대하면서 점차 이자·비이자 부문의 균형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현재 우리·농협은행이 콘소시엄을 확정한 상태고 IBK기업은행도 막판까지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이미 기존 인뱅에 지분참여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인뱅의 성장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2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이중 인터넷은행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인뱅의 순익은 일 년 새 76.9% 증가하며 시중은행(7%)과 지방은행(19.4%)의 성장세를 큰폭으로 뛰어넘었다.

'76.9%' 점프 배경엔…대환대출 '톡톡'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가 440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케이뱅크는 2023년 대비 10배 오른 1281억원을 확보했다. 토스뱅크의 순익은 잠정 432억원으로 첫 연간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익 대부분은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에서 발생했다. 카카오·케이뱅크는 작년 초 시작된 대환대출 플랫폼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은 점을 확인한 고객들이 몰려들며 주담대 등이 큰 호응을 받았다.

카카오뱅크의 작년 이자수익은 2조482억원으로 전년(2조3999억원)보다 17%(3517억원) 증가했다. 여신 잔액이(38조7000억원→43조2000억원)이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주담대 잔액은 9조1000억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무려 39.6%(3조6000억원) 늘었다.

이 기간 케이뱅크의 이자이익은 4815억원으로 전년(4504억원) 대비 6.9%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주담대 잔액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담보대출 위주로 잔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아직 작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연결 회사인 하나금융지주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잠정 당기순익과 영업수익 등만 공개됐다. 인뱅 중 유일하게 주담대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개인 신용대출 등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순수수료 손익은 -433억원이었다.

커지는 '비이자'…수수료·플랫폼 수익 '쏠쏠'

인뱅과 시중은행의 차이점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비이자 부문에서 크게 드러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 증가율은 2.9%다. 2023년 5조8000억원에서 2024년 6조원으로 2000억원 증가했다.

인뱅은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케이뱅크의 비이자이익 증가율은 81.4%에 육박했다. 운용수익과 펌뱅킹 수수료가 증가한 가운데 플랫폼 광고가 본격적으로 수익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수익은 25.6%(1812억원) 증가했다. 전체 8891억원의 수익 중 수수료·플랫폼 수익이 3017억원에 달했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토스뱅크는 비이자수익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인뱅 중에서 가장 늦게 출범한 막내인 데다 수수료 대부분을 무료화 해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에선 환전 수수료나 중도상환수수료 등 대부분의 수수료가 무료"라며 "비이자 수익원 중 큰 부분을 과감히 포기했기 때문에 이번 실적에서 비이자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이자 장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고자 비이자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비이자이익 확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펀드판매도 지난해 ELS 손실 사태 이후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사업에도 진출하고, 플랫폼화도 추구하고 있지만 모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하은 (hae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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