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수 줄었는데…장군님 숫자가 너무 많아요

박현주 2024. 1. 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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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병력 1만명당 장군 7.4명
"병력 감소 발맞춰 장군 수 하향 조정해야"

인구절벽으로 군 병력이 줄었지만 정부의 장군 정원 감축 계획에는 제동이 걸렸다. 지금처럼 장군 수가 유지되면 한국의 병력 1만명당 장군 비율은 점차 늘게 된다. 당분간 장군 수를 유지하겠다는 국방부의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국방혁신 4.0'에서 명시한 장군 정원은 370명이다. 이를 토대로 한 우리나라 군 병력 1만명당 장군 수는 7.4명(현 상비병력 50만명 기준)이다.

국방부는 2018년 '국방개혁 2.0'을 발표하면서 단계적으로 장군 정원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시 436명이던 장군 정원은 ▲2018년 430명 ▲2019년 405명 ▲2020년 390명 ▲2021년 375명으로 점차 줄어 현재 370명 규모가 됐다. 하지만 기존 '국방개혁 2.0'에 2022년까지 장군 수를 360명으로 줄인다는 계획이 담겼던 것과 달리 '국방개혁 4.0'에는 장군 수 감축 계획이 사라졌다.

문제는 앞으로 장군 정원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지난 3월 '국방혁신 4.0'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장군 정원을 370명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한 경우 혹은 군 특수성을 고려해 장성급 유지가 필요한 직위 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백서 최신판(2022년)에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급변하는 안보 상황에 대한 위기 대응 능력 제고와 한국형 3축 체계 강화, 국방혁신 4.0의 추동력 확보 등을 고려해 370명으로 장군 정원을 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구절벽으로 전체 병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군 수를 기존대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 장군 정원 370명은 1970년대 중반과 유사한 수준. 문재인 정부에서 계획했던 목표(360명)와 비교해도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수가 증가했다. 인구절벽으로 상비병력 수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

현재 저출생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추이는 가파르다. 국방부가 '2023∼2027 국방중기계획'에서 설정한 상비병력 50만명 유지를 위해서는 매년 22만명을 충원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민등록인구와 생존율 자료를 토대로 연도별 20세 남성 인구를 추산한 자료를 보면 2036년부터 20세 남성 인구는 22만명 아래로 떨어지며, 지난해 출생한 남아가 20세가 되는 2042년에는 12만명까지 급감하게 된다.

육군 기준 병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유지하고 간부 규모와 현역 판정 비율, 상근·보충역 규모를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한다면 연말 병력은 2038년 39만6000명을 기록하며 40만명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군 병력이 줄어드는 만큼 장군 수를 감축하지 않으면 장군 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지난 7일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들이 각개전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장군 정원 감축은 기존 보수 정부에서도 유지해온 기조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군은 '국방개혁 307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장군 총정원의 15%(당시 기준 60명)를 감축하겠단 계획을 밝혔고, 박근혜 정부 때도 '국방개혁 2014-2030'을 통해 장군 정원을 40명 줄이겠다고 한 바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감축 규모가 달라지긴 했지만 장군 정원 감축에 대한 의지는 이어져 온 것이다.

오히려 장군 정원은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 9월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와 내년 창설을 앞둔 전략사령부 등 신설 부대에도 장군이 새로 배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남궁승필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는 "우리 군 병력이 현재 50만명에서 앞으로 40만명대로 내려가게 된다. 그에 맞춰 선제적으로 장군 수를 하향 조정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남궁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장군 정원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우리 병력 감축에 맞춰 장군 수도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력은 수천 명 규모로 얼마 되지 않는데 원스타(준장급)로 유지하고 있는 부대들이 있다"며 "장군급 부대를 과감하게 대령급 부대로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군 특수성과 상황에 따라 장군 수 조정을 달리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남궁 교수는 "육·해·공군의 장군 수를 천편일률적으로 조정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육군 장군 수는 줄이되, 해·공군과 해병대는 부대 특수성이 있고 우리가 과학기술 군으로 나아가야 하므로 장군 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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