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망언 장관'을 전면에 내세운 이스라엘, 분노 먹고 괴물이 돼 버린 하마스

김수형 기자 2023. 10. 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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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모두 수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중동 전역이 대혼란에 빠져 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복수를 벼르고 있지만, 분노에 휩싸인 팔레스타인은 하마스로 점점 더 기울고 있습니다. 깊이 파인 감정의 골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지난 편에 이어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에 대해 더 깊이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정착촌이야 고급 주택단지야?...이스라엘이 정착촌 키우는 방식



요르단강 서안 지역은 유대교의 성지 예루살렘과 가깝습니다. 원리주의 유대교 신자들은 종교적인 신념을 가지고 이곳에 들어와 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경제적인 데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각종 세제 지원으로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편하도록 만들어줬던 겁니다. 이스라엘도 주택난이 심각한데, 거의 반값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곳이 서안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스라엘 주택부에서는 신청을 받고 추첨을 통해 정착민을 정할 정돕니다.

정착촌 하면 텐트 치고 사는 난민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곳에 그렇게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수도 전기 통신이 들어와 있는 건 기본이고 각종 문화시설에 대학까지 있었습니다. 쾌적하고 넓은 생활공간에서 마치 미국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고급 주택단지가 형성됐던 겁니다.


예루살렘 풍경. 예루살렘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의 이색적인 조화가 있습니다.

다만 근처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충돌의 위험은 상존했습니다.
라미 함달라 │ 당시 팔레스타인 총리(지난 2014년)
우리는 이스라엘에 (이스라엘인의) 정착 그리고 팔레스타인 정착촌의 철거와 그곳에서의 체포를 중단하도록 요청합니다. 이 모든 것은 이 땅에서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신들의 허가받지 않은 팔레스타인 건물과 집을 헐어내기도 했습니다.
성일광 │ 고려대 중동·이슬람 센터 교수
허가를 받지 않으면 주택을 짓지를 못해요. 그럼 나가라는 얘기잖아요. 그리고 허가받지 않고 지은 집은 부숴버려요.

이스라엘 정부는 주요 길목마다 초소를 만들고 군대를 배치해 이스라엘 정착민들을 보호했습니다.
무스타파 바르구티 │ 팔레스타인 국민선도당 사무총장
서안지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군의 참여와 보호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테러 행위에 노출돼 있습니다.

서안의 이스라엘 최대 정착촌이 있는 헤브론의 사례를 볼까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명목상으로 지배하는 H1 지역과 이스라엘이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H2 지역으로 완전히 나뉘어 있습니다.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고, 철창으로 통행이 통제됩니다.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이렇게 800명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그들을 증오하는 4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이 요르단강 서안부터 동예루살렘까지 넓게 퍼져 있었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곳이 이렇게 많아졌다, 그러니 이스라엘 주권이 미치는 영역도 이렇게 많아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말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서안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인들은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는 46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개전 이후 좀처럼 이스라엘을 비판하지 않았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정착촌 문제로 이스라엘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이스라엘의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정당하게 주어진 지역에서 그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를 중단하고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식민지배나 마찬가지"...영토 표기 없는 지도에 '발칵'



반면 영토 주권을 인정받지 못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스스로 식민 지배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스타파 바르구티 │ 팔레스타인 국민선도당 사무총장
한국은 36년 동안 일제 강점기를 겪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점령에 저항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한국 사람들도 점령에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법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 총회에 들고 나온 지도 한 장이 팔레스타인을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도 판넬을 들고 나와서 이스라엘이 주변국들과 이렇게 외교관계를 많이 만드는 성과를 이뤘다 과시했는데요.

벤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9월 22일, 유엔총회)
중동 전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증오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성일광 │ 고려대 중동·이슬람 센터 교수
네타냐후 독트린은 일단 팔레스타인 문제는 어렵지 않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고요? 그럼 이쪽 옆으로 내어놓고 이스라엘이 먼저 아랍 국가들과 평화(협상)를 하자. 그러니까 아랍 국가 퍼스트. 그다음에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가 들고 나온 그 지도 안에 팔레스타인 영토 표기가 전혀 없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아 이러다 이스라엘에 완전히 먹히겠구나' 이런 위기감을 느꼈던 겁니다.
무스타파 바르구티 │ 팔레스타인 국민선도당 사무총장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유엔 총회에) 지도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 지도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서안과 가자 지구 강제 병합을 선언했습니다.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이스라엘의 총리 네타냐후가 '우리는 공존해서 두 국가로 살 수가 없다'고 말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출발점이 같아질 수가 없는 것이어서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의 수장으로 있는 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공존할 수가 없다라는 거죠.

망언 제조기 장관 전면 배치...극우 포퓰리스트 네타냐후의 용인술


지난해부터 재집권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일부 인사들을 장관으로 전진 배치 했습니다

장관 상당수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무장한 근본주의자들이었는데, 팔레스타인인들을 부정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수형 기자 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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