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화하던 내 아들"…디엘이앤씨 8번째 희생자 母의 오열
중대재해법 이후 7건 사고 총 8명 사망…최다 발생
민주노총,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 2박3일 순회투쟁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내 아들 살려내라. 내 아들 살려내라. 그 어려운 가정에서 너무나 가난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아와도 꿈을 가지고 대학을 나와서 대학원을 다니며 석사학위 받고 하루도 빠짐 없이 전화했던 우리 아들입니다. 이제 어디 가서 그 아들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어디 가서 그 음성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e편한 세상' 건설사 '디엘이앤씨'(옛 대림산업) 본사 앞에서 고(故) 강보경(29)씨의 어머니 이숙련씨는 아픈 몸으로 아들의 영정 사진을 부여잡으며 하염 없이 오열했다.
강씨는 지난 8월11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한 아파트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아파트 6층에 있는 창호를 교체하는 작업 중 창호와 함께 20m 아래 1층 바닥으로 떨어져 숨진 디엘이앤씨의 하청 노동자다.
그는 지난해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디엘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7건)의 8번째 희생자이다. 디엘이앤씨는 '중대재해 최다 발생' 기업이다.
강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건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특히 하루도 빠짐 없이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며 사랑한다고 말하던 살뜰한 아들이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 이후 어머니는 더 이상 아들의 전화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씨는 이날 디엘이앤씨를 규탄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매일매일 기다리다 엄마는 울음바다가 된다. 이 가슴 아픈 사연을 어떻게 하느냐. 내 아들 살려내라. 내 아들 너무 보고 싶다"고 통곡했다.
그러면서 디엘이앤씨를 향해 "내 앞에 와서 모든 사람들 무릎 꿇고 비세요. 사과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너무나 억울합니다. 아무 걱정 말라던 우리 아들이 없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고 목놓아 울었다.
위 수술을 하고 녹내장 등 지병을 앓고 있는 이씨는 아들의 죽음에 따른 충격으로 건강이 더욱 악화된 상태라고 한다.
강씨의 누나 지선씨도 "항상 어머니만 챙기느라 연애도 못해 본 아이다. 그런 아이를 디엘이앤씨가 한 순간에 빼앗아 가 버린 게 너무나 슬프다"며 연신 눈물을 흘리다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중대재해법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9일 강씨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디엘이앤씨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잇단 사망 사고에도 디엘이앤씨에 대한 강제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용부는 현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자료 등을 바탕으로 경영 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 등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고용부는 "신속히 수사하고 철저히 책임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앞서 발생한 사고로 고용부가 마창민 디엘이앤씨 대표이사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지만, 첨예한 쟁점 사항과 검찰의 보완 지시 등으로 1년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앞선 중대재해에서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 받게 했다면 매일 같이 어머니의 안부를 묻던 아들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다"며 고용 당국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디엘이앤씨를 시작으로 2박3일 동안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을 돌며 책임자 엄정 처벌을 요구하고, 정부의 중대재해법 손질을 규탄하는 순회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에는 고용부 경기지청 앞에서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가 잇따른 SPC그룹 허영인 회장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오후 5시에는 폭염 속에서 카트를 정리하다가 노동자가 숨진 코스트코 하남점을 찾아 규탄 대회를 연다.
이후 오는 20~21일에는 화재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과 세아베스틸, 에쓰오일 등에 대한 고용 당국과 검찰의 수사를 규탄하는 선전전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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