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숨진 초등교사, 학폭과 민원에 많이 힘들어했다"

교육언론창 윤근혁 2023. 9. 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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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원들 증언... 학교 관계자 "담임 교체설은 와전"

[교육언론창 윤근혁]

 한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서울 A초 울타리에 전국에서 보낸 교사들의 조화가 모여들고 있다.
ⓒ 제보자
 
자율연수휴직 하루 전인 지난 8월 31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서울 양천구 A초 6학년 담임교사가 "올해 병 휴직 전에 학교폭력과 학부모 민원에 많이 힘들어했다"고 이 학교 동료교사들이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이 학교 관계자는 "담임 여러 번 교체 주장은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단독] 31일, '초6 담임' 교사 2명 극단 선택).

"학폭 사건 처리... '너무 힘들다' 말한 뒤 어쩔 줄 몰라 해"

1일, 교육언론[창]은 고인과 함께 근무한 A초 관계자들의 증언을 직간접으로 들었다. 동료교원인 B씨는 한 교원단체 관계자와 통화에서 "6학년 해당 학급은 3월 새학기부터 민원이 너무 많은 것으로 학교에 알려진 반"이라면서 "고인은 올해 5월 병가와 병 휴직 전까지 학급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겪고 학부모 민원에도 힘들어했다. 아이들도 고인을 힘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1일부터 6학년 담임을 맡은 고인은 두 달 만인 지난 5월 14일부터 병가와 연가를 반복해서 낸다. 그러다가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병 휴직을 하게 된다. 결국 9월 1일부터는 1년간 자율연수휴직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를 하루를 앞두고 학교 밖 주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고인이 A초에서 실제 6학년 담임을 맡은 기간은 지난 3월 1일부터 5월 13일까지다.

그런데 이 두 달 반 사이에 정식 접수된 학교폭력 사건과, 접수되지 않았지만 학교폭력 성향을 가진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식 학폭 신고된 사건은 왕 따돌림 건이었는데 학교장 종결 처리됐다. 올해 4월쯤에 벌어진 일이다.

이 학교 C교원은 교육언론[창]에 "당시 고인은 피해를 당한 아이가 안쓰러워 여러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정식 학폭 신고된 건은 아니지만 학생들 사이에 폭행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이 해당 학생들을 화해시켰는데, 이후 일부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했다는 게 이 학교 교원들의 증언이다.

C교원은 "고인이 이 사건을 다 마무리한 것으로 알았는데, 한 학부모가 고인에게 전화를 걸어 '왜 추수지도(상담이나 그 밖의 생활지도를 실시한 뒤, 필요한 상담이나 그 밖의 교육적 조력을 더해 주는 것. - 교육학용어사전)를 하지 않았느냐'고 몇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이 일로 고인이 힘들다고 말했다 한다"고 밝혔다.

결국 고인은 5월 어느 날 보건실에 찾아와 "너무 힘들다"고 말한 뒤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본 보건교사는 "몹시 무서워 교감을 부르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편, 1일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고인 학급의 담임교사가 여러 차례 교체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고인이 병가와 병 휴직을 내면서 어쩔 수 없이 강사와 기간제 교사가 바뀌면서 생긴 일로 보인다.

이 학교 관계자는 "고인 학급의 담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는 주장은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6학년 두 개 반에 신규교사 담임 투입, 적절성 논란

이 학교는 고인이 9월 1일자로 1년간 자율연수휴직에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담임교사를 임명하게 된다. 그런데 9월 1일자로 갓 발령 난 신규교사를 임명하면서 적절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 학교 6학년의 또 다른 학급 담임교사도 2학기부터 병가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학교는 해당 반에도 역시 갓 발령 난 신규교사를 임명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관계자는 "그 반에 들어갈 수 있는 (경력 있는) 교사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강서양천지회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A초가 진실규명보다는 교사들 입단속에 나섰다는 증언이 있었다"면서 "교권보호라는 대의를 위해서라도 A초는 사실을 숨기려하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서울교사노조도 이날 성명에서 "학교 측에서는 1일, 두 차례의 부장회의를 통해 '학교에는 책임이 없다'라는 입장을 교사들에게 이야기했다"면서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진상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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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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