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세이] 소통의 끝판왕, 이차전지
최근 에너지 산업 영역, 미래자동차, 통신기기 등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은 이차전지 배터리 분야일 것이다. 전기 및 IT 전자 제품, 전동기기 부품 등을 작동시키려면 가장 근본이 되는 에너지원이 있어야 하고 그 에너지원은 전기 에너지이며 소형화시킨 것이 배터리다. 그중에서도 이차 전지는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전지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전기를 발생하여 이젠 우리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전지는 일차 전지와 이차 전지로 나뉜다. 일차 전지는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AA, AAA 건전지가 대표적이다. 한번 사용하면 재충전,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이차 전지로는 상업적으로는 가솔린 자동차의 배터리(납축전지)와 요즘 모바일 IT 기기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리튬 이온 전지가 대표적이다. 납축전지는 단가가 낮아 경제적이지만, 납이라는 재료 자체의 비중(밀도 11.3g/㎤)이 무겁고, 제품 자체의 부피가 크며, 전해액으로 황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험성으로 인해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리튬 이차 전지는 리튬의 비중(밀도 0.53g/㎤)이 상당히 가볍고 전지 성능(에너지 밀도)이 우수하여 가장 핵심 소재로 사용한다.
리튬 이차 전지에 가장 중요한 소재는 양극 소재로 사용하는 리튬 금속 자체이다. 상업성이 있는 고품위 리튬 금속은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을 중심으로 칠레,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에 제한적으로 있어 항상 소재 분야에서 국제적 갈등을 일으키는 소재다. 또한 리튬 이차 전지는 리튬 자체로 쓰는 것보다 양극 소재로 사용 시 핵심 소재로 코발트(LCO 양극소재, LiCoO2)도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소재공학 입장에서는 리튬코발트 전지라는 말이 더 맞을 듯하다. 역시 안타깝게도 코발트 소재는 더욱 제한적으로 주로 아프리카(콩고민주공학국)에 존재하여 늘 국제 분쟁의 원인이 된다. 코발트는 자성재료와 국방, 고온합금 소재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어 이래저래 국제적 분쟁이 되는 전략 광물 중의 전략 광물이다.
리튬 이차 전지의 원리는 음극의 리튬이 Li+로 산화되면서 - 전자가 도선을 따라 양극으로 이동하고, 전해질을 따라서는 Li+ 이온이 양극판으로 이동되어 - 전자를 받으면서 발생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우리가 전원으로 사용한다. 이를 방전이라고 한다. 충전 시에는 이 반응이 역으로 일어난다. 이런 충·방전이 수만 회에서 수십만 회 진행된다. 이때 이것을 잘 살펴보고 결국은 + 이온과 - 이온이 서로 만남과 헤어짐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전지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중간에 Li 이온을 이동시키는 전해액, 분리막 등도 핵심 구성품이 된다.
기술한 대로 이차 전지는 끊임 없는 + 이온과 - 전자의 만남과 헤어짐으로 성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일차 전지는 음극의 - 전자가 양극의 + 이온을 만나서 전기를 발생하지만 그 움직임은 일방적으로 진행되어 - 전자가 다 소진되면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즉 한 방향으로만 전자가 이동하여 이차 전지처럼 충·방전을 자유롭게 진행하지 못한다. 만약 일차 전지를 강제로 충전시키면 전지 자체가 폭발하여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차 전지도 끊임 없는 충·방전 과정에 리튬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불규칙한 수지상을 형성하면서 전지 분리판을 손상(찍어버림)시켜 두 전지판이 연결되는 단락(short) 현상이 발생하면 전지의 수명은 끝나게 된다. 전자가 급격하게 이동해 폭발이나 화재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차 전지는 - 전자가 끝임 없이 + 전하와 만나면서 만남과 헤어짐을 지속적으로 할 때 우리가 원하는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고, + 와 - 의 만남의 소통으로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소통의 끝판왕인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서로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진행하여 전하의 흐름을 중단시키고, 때론 극단적으로 충돌하여 단락이 일어나게 하려고 한다. 이러면 전지는 성능을 다하게 되고, 폭발하게 된다. 소통의 부재, 때론 일반적 소통으로 우리 사회도 이렇게 될까 늘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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