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주주에 경영권 위협받는 한국 다이소…"배당 확대하라" 으름장

조성필 2023. 6.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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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이소산교(大創産業·대창산업)가 한국의 생활용품점 '다이소'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아성다이소 지분의 34.21%를 보유해 2대 주주인 다이소산교가 지분 권한을 주장하며 경영 참여를 요구하자, 아성다이소 측이 이사회 의석과 감사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아성다이소는 그동안 다이소산교가 투자만 했을 뿐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 다이소산교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일본계 기업 아니냐'는 세간의 공격을 방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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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 日 다이소산교
일본 국적 이사 2명 등재
아성다이소 "현 경영체제
흔들리지 않아"

일본 다이소산교(大創産業·대창산업)가 한국의 생활용품점 ‘다이소’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지금까지는 2대 주주로서 단순투자에 머물러왔으나 여러 경영상 변화가 생기며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다이소산교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이사회 구성, 배당금 산정 등을 놓고 양 사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29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다이소 매장을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2명, 감사 1명을 일본 다이소산교 인사로 선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아성다이소 지분의 34.21%를 보유해 2대 주주인 다이소산교가 지분 권한을 주장하며 경영 참여를 요구하자, 아성다이소 측이 이사회 의석과 감사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이로써 아성다이소 이사진은 박정부 회장을 포함한 국내이사 3명과 일본 국적의 이사 2명, 감사는 한국·일본 측 각각 1명으로 재편됐다. 아성다이소는 그동안 다이소산교와 지분 투자 이외 인적 교류나 공동 경영 관계를 맺지 않아 왔다.

아성다이소 측은 이사회 구성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 경영 체제가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국내 이사가 과반을 넘어 일본 다이소산교 측 의견은 참고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분율을 봐도 다이소산교 측이 이사회 의석을 추가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성다이소 최대주주는 아성에이치엠피(50.02%)다.

다이소산교의 경영 참여 선언 이후 양 측은 여러 부분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사회 참여에 이어 배당금도 확대하라고 요구하면서다. 그간 아성다이소는 다이소산교에 지분에 따른 배당금을 2014년부터 모두 3차례에 걸쳐 약 150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최근 아성다이소의 매출 확대 등을 고려했을 때 금액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 다이소 사업 매출은 2014년 1조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2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3조원에 육박했다.

양 사 간 인연은 샐러리맨 출신인 박정부 회장이 1992년 생활용품 전문판매회사 ㈜아성무역을 설립한 뒤 다이소산교가 일본에서 운영하던 100엔샵 ‘다이소(大創)’에 물건을 납품하며 시작됐다. 아성무역은 1996년 법인명을 아성산업으로 변경한 뒤 이듬해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생활용품 매장을 열었다. 이후 다이소산교 측이 본인들에게 독점 납품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박 회장은 그렇게 하는 대신 4억엔(약 38억원) 투자를 요구해 성사시켰다. 이에 2001년 9월 법인명을 다이소아성산업으로, 매장 이름을 다이소로 각각 변경하고, 투자 대가로 다이소산교에 지분 34.21%를 떼어줬다.

아성다이소는 그동안 다이소산교가 투자만 했을 뿐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 다이소산교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일본계 기업 아니냐’는 세간의 공격을 방어해왔다. 하지만 다이소산교의 경영 참여와 지분 권한 요구 등으로 아성다이소가 그간 지켜온 ‘한국기업’ 이미지가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배당금 규모가 늘어날 경우 지출 부담이 커져 수익구조도 악화될 우려가 있다. 아성다이소 입장에선 일본계 지분을 정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경영에 본격 참여하고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다이소산교를 상대로 지분 청산 절차를 밟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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