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변화 위기 대응, 블루카본서 실마리를 찾다
기후변화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기후난민’ 문제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피지, 투발루,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의 섬나라 주민들이 살 곳을 잃어가고, 중동 국가 시리아에서는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어 농민의 40%가 난민이 되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1억명에 달하는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 협약을 체결하면서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을 구체화하고, 각국에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또한 203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탄소순배출량 0)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제출하였다.
이러한 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 또 하나는 탄소 흡수를 늘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탄소 흡수’라 하면 나무가 광합성을 하여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어내는 것을 떠올린다. 그것은 육상, 그중에서도 산림의 역할이다.
해양 또한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다. 연안 또는 바다 수면 아래 탄소를 흡수하는 다양한 식물, 해조류, 해양생물 등이 존재하며, 이들을 블루카본이라고 한다. 블루카본은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장기간 저장한다. 아직 국제적으로 블루카본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초기 단계에 해당하고, 우리나라 ‘2030 NDC’상 탄소 흡수 목표치 중 블루카본의 비중은 4.2%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에서 연간 흡수되는 탄소 중 42.4%는 해양에서 흡수되어 57.6%인 육상 흡수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이러한 해양의 탄소흡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블루카본으로 인정받은 맹그로브, 해초류(잘피), 염습지 3종 외에도 갯벌, 해조류, 해저퇴적물 등 신규 블루카본에 관한 연구를 확장 중이고, 맹그로브숲 복원이나 해조류 양식 등 탄소흡수량 증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기후위기 문제, 특히 블루카본에 주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일,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 로드맵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하기 위한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개별적으로 추진되던 갯벌복원사업, 바다숲 조성사업, 블루카본 연구 등 관련 내용을 하나의 전략으로 포괄하여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연구거점 마련, 민간·지역 역할 강화 등 새로운 사업에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 사는 우리는 바다로부터 얻는 잠재력도, 바다에 대한 책임도 크다. 기후변화 위기 대응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와 국민은 블루카본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해양생태계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2030년, 2050년을 넘어 먼 미래까지 우리의 해양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기를 기대해 본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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