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바빌론’과 함께 볼 만한 영화들

2023. 2. 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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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셔젤의 신작 '바빌론'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바뀌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선셋 대로'는 무성영화 시기의 최고의 스타였다가 유성영화의 등장 이후에 잊혀진 늙은 여배우가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다시 영화계에 복귀할 것을 꿈꾸는데 어느 날 기회를 잡지 못한 무명 시나리오 작가를 만나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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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셔젤의 신작 ‘바빌론’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바뀌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무성영화의 정점에서 인기를 누리는 이들, 스타로 부상한 신인 배우, 그리고 영화제작자가 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인한 업계 제작방식의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다룬 유명한 영화들로는 ‘사랑은 비를 타고’(1954), ‘디 아티스트’(2011), 그리고 ‘선셋 대로’(1950)가 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할리우드 고전기에 다양한 현대무용 장르와 음악을 접목했던 MGM 영화사의 스타일대로 만들었고, 영화 연구에서 음향과 음악을 거론할 때 항상 등장하는 작품이다. ‘바빌론’에서도 이 작품의 한 장면이 나온다. ‘디 아티스트’는 유성영화로의 전환을 거의 아무런 대사가 없는 무성영화로 만들었다. ‘디 아티스트’는 ‘기생충’ 이전에 비영어권에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이었고 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예술 형식을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 작품이다. ‘선셋 대로’는 무성영화 시기의 최고의 스타였다가 유성영화의 등장 이후에 잊혀진 늙은 여배우가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다시 영화계에 복귀할 것을 꿈꾸는데 어느 날 기회를 잡지 못한 무명 시나리오 작가를 만나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각각 뮤지컬, 무성영화, 그리고 필름 누아르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화의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기술적인 변화를 다룬다.

‘바빌론’은 재즈 음악을 적극 활용해서 이 시기의 변화를 다룬다. 한때 재즈가 저속한 음악으로 간주되었듯이, 바빌론이라는 단어도 타락과 혼란스러움을 암시하고 영화는 얼핏 보면 그런 문란함과 혼란스러움을 다룬다. 그러나 동시에 바빌론은 고대 제국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위의 작품들이 백인 주인공들만을 등장시키지만, 영화 ‘바빌론’은 당시 영화계에서 활동했지만 언급되지 않은 아시아계와 흑인, 그리고 라틴계를 전면에 내세운다. 제국의 단일한 민족, 단일한 문화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영화의 역사, 특히 시기별로 획기적인 기술적인 진보를 이룬 작품들을 축약해서 보여준다. 이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에서 토토가 극장에서 혼자 편집된 키스 장면을 보는 것과 더불어 감독이 영화라는 매체와 예술에 바치는 헌사이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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