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전자 석 달 치 전직원 임금 체불…‘왕년 1위’가 어쩌다
[앵커]
중견 전자업체 위니아가 3백 명 가까운 직원들 임금을 석 달 치 넘게, 최소 수십억 원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 1위를 다투던 유명 기업, 대우전자를 이어받은 회사가 왜 임금체불 사업장이 됐는지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 제품을 주력 생산하는 위니아전자.
국내보다는 해외 판매에 집중하는데, 연매출은 1조 원 이상, 직원 수 4백명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대표이사 명의의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7,8월 급여를 지급하기 어렵다, 한 달씩 늦춰서라도 꼭 주겠다"는 임금체불 예고였습니다.
[위니아전자 직원/음성변조 : "다들 믿기지 않는, '어, 밀렸네?' 그런 느낌이었다가..."]
꼭 지급하겠다던 급여는 7월 이후 띄엄띄엄 나왔습니다.
두달 반 치는 늦게라도 나왔지만 나머지 석달 반 급여는 지금도 체불 상태입니다.
줄퇴사가 이어졌는데, 퇴직금도 못 주고 있습니다.
[위니아전자 퇴직 직원/음성변조 : "실업급여라도 받으려고 퇴사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제 아르바이트를 알아 보고 있는..."]
월급도 못 줄 형편이 된 상황, 고참 직원들은 특히 더 낯섭니다.
[KBS 뉴스9/1998년 2월 : "50% 이상 물량을 늘렸지만 그래도 몰려드는 수출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합니다."]
위니아전자의 전신은 대우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대우전자.
[강용석/위니아전자 노조위원장/30년 재직 : "돈이 없으면 '대우' 보여주고 옷 맡겨 놓고 그렇게 하면 외상으로, 공짜로 주고 그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대우전자 '탱크주의' 광고/1993년 : "이 많은 TV를 계속 켜놓나요? 만 시간 동안 켜놓고 화질을 시험하는 것이죠. 탱크주의 제품이거든요!"]
이른바 '탱크주의'를 앞세워 삼성, LG와 대등하게 겨뤘고, 해외 실적은 30여개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대우전자 '공기방울 세탁기' 광고/1997년 : "위에서도 내려치고! 공기방울 세탁기!"]
IMF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사명만 6차례 바뀌며 계속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래도 '대우' 상표가 아직 먹히는 중남미 국가에선 매출을 유지했지만, 2020년 '대우' 상표를 뗀 이후 경영난이 급격히 심해졌다는 게 노조 판단입니다.
[강용석/위니아전자 노조위원장/30년 재직 : "저희들이 수출 주력 회사입니다, 사실은. 그런데 한 2년 전에 '대우' 브랜드(상표)를 포기를 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잘 몰라요, 위니아를요."]
밀린 임금은 많게는 백억 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단 노동부 수사로 확인된 체불액은 36억여 원입니다.
사측은 이번 달부터 밀린 임금을 순차 지급하겠다 했지만, 노조는 대유위니아 그룹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홍성백/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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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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