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사 접었다" 부동산PF 마저 흔들..증권사 실적 어쩌나

김사무엘 기자 2022. 9. 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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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사 접었습니다."

국내 한 증권사에서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담당하는 팀장급 직원은 하반기 들어 신규 부동산PF는 거의 취급하고 있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량한 딜(거래) 자체도 별로 없을 뿐더러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자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울한 영업환경에도 증권사 실적을 뒷받침하던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마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금리 상승 등 악재도 지속되고 있어 증권사 3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47곳의 채무보증 규모는 45조33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7% 증가했다. 5년 전이던 2018년1분기(29조7694억원)보다는 52.3% 늘어난 규모다.

채무보증 가운데 70~80%는 부동산 관련이다. 2017~2018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집값이 급등하면서 증권사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로 부동산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섰다. 채무보증도 덩달아 급증했다.

부동산PF는 시행사가 아파트나 오피스 등 부동산개발사업을 할 때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이다. 증권사는 시행사와 대주단(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 사이에서 부동산PF를 주선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이 과정에서 채무보증을 하거나 직접 대출을 해주기도 한다. 보증 수수료와 이자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증권사가 IB(투자은행) 등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부동산PF 사업 규모도 늘었다. 주식 매매 수수료 같은 천수답 사업 모델로는 수익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금리 상승 등 금융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부동산PF는 그나마 증권사의 실적을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58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3조14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4% 감소했다. 주요 수익원인 주식 매매 수수료가 38.8% 줄었고,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2조4000억원 발생했다.

부동산PF를 포함한 IB부문만 거의 유일하게 선방했다. 상반기 국내 증권사의 IB 수수료는 총 3조1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 늘었다. 대부분 증권사 이익이 반토막 난 와중에도 메리츠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오히려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반기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집값이 꺾이는 등 부동산 시장 침체 신호가 나타나면서 부동산PF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부동산PF는 부동산개발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대출을 하는 만큼 사업의 성공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혹시라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해 현금흐름이 막힌다면 부동산PF를 제공한 은행이나 증권사도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확대되고 있어 위기감이 높아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국내 아파트 미분양은 총 3만1284가구로 전년 동월대비 105.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4529가구, 지방이 2만6755가구다. 지방 미분양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올해 들어서만 65% 늘었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방 사업장은 현재 분양이 잘 안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우량 딜이 들어와도 자체 리스크 강화 차원에서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인상, 건자재 비용 상승 등 부동산 사업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대주들이 신규 부동산PF에 참여하지 않으려 한다"며 "자금조달이 더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거의 유일한 먹거리였던 부동산PF 마저 어려워지면서 3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식 거래 대금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19조7350억원 △2분기 17조2204억원 △3분기 13조8591억원으로 감소세다. 주식 거래대금이 줄어든다는 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매매 수수료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채권 평가손실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6일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767%로 2분기 말(3.55%) 대비 0.217%포인트 올랐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올해 1분기와 2분기보다는 덜 올랐지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손실폭이 줄어들 순 있어도 반등은 어렵다는 얘기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증권업 위험요인은 크게 세 가지"라며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위탁매매 수익 감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한 부동산PF 관련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증권업에 비우호적인 환경은 경계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국내 증권사의 자본력이 이전보다 질적, 양적으로 좋아진 만큼 내년 증권사 실적은 과거 경제 위기 때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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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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