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우크라이나" 165억원어치 비트코인 쏟아졌다

이수민 입력 2022. 2. 28. 17:17 수정 2022. 2. 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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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일러스트. 셔터스톡


2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 업체 엘립틱(Elliptic)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비영리 단체들이 온라인 비트코인 계좌를 통해 최소 1370만달러(약 165억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4000건 넘는 기부 행렬이 이어졌으며, 이 중엔 우크라이나 한 비영리단체에 300만달러(약 36억원)를 익명으로 기부한 사람도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건당 95달러(약 11만5000원) 수준에서 비트코인 송금이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6일 공식 계정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지지해주세요. 지금부터 암호화폐 기부도 받겠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USDT) 가능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두 개의 암호화폐 계좌를 공개한 지 8시간 만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여러 코인 기부가 이어지며 총 540만달러(약 65억원)가 모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트위터 공식 계좌를 통해 27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USDT)를 위한 온라인 기부 계좌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트위터 캡처


“비트코인으로 우크라이나 군대 지원한다”

문제는 앞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암호화폐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기부금은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해 쓰일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은 상태다.

군대 운영이나 무기 구매를 위한 모금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기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톰 로빈슨 엘립틱 공동설립자는 “일부 크라우드펀딩 회사들이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거절하는 가운데,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강력한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후원 공식 사이트 페이트리언은 “페이트리언이 무기와 군대 활동을 지원하는 데 이용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군대를 돕는 비영리 단체의 모금 페이지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바이낸스가 27일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1000만달러(약120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바이낸스도 우크라이나에 120억원 지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역시 27일 “바이낸스가 우크라이나에 기부한 것은 군수물자 지원을 위해서가 아닌 ‘민간 지원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바이낸스는 이날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돕기 위해 1000만 달러(약 120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이와는 별개로 기부 플랫폼인 바이낸스 블록체인 자선 재단(BinanceBCF)을 만들어 암호화폐 크라우드펀딩을 운영 중이다. 우크라이나 긴급 구호를 위한 이 펀딩에는 28일까지 580만달러(약 70억원)가 모였다. 최종 목표 금액은 2000만달러(약 241억원)다. 바이낸스는 이같은 BCF 운영을 통해 ‘블록체인의 사회적 역할’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및 평화적 해결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이들이 전쟁을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우상조 기자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가치 증명할까”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암호화폐의 저력을 증명할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전쟁과 같은 위급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금, 달러 등의 실물 자산처럼 따로 챙길 필요가 없다”며 “어찌 보면 가장 간편하고 유용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부자 입장에서도 신분을 철저하게 숨기고 싶을 때 익명 보장이 되는 암호화폐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비트코인 기부 행렬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트위터에 올라오는 우크라이나 정부나 비영리 단체의 ‘공식 비트코인 계좌’가 진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 틈을 타 사기 행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수민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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